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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오바마와 15분 통화가 협상열차의 힘찬 기관차"(종합)
미국과 협상 선행 조건으로 '제재 해제' 고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 측이 비공식 통로로 대화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먼저 제거해야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미국이 제재를 포기한다면 그들과 기꺼이 대화하겠다"라며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의 정상과도 회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은 미 행정부의 잔혹한 행태 탓이다"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저항할 수밖에 없지만, 협상의 창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이 시작된 출발점인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예를 들었다.
그는 "2013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마치고 막 떠나려고 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와 내가 응답했다"라며 "15∼20분 정도의 그 전화 통화가 협상으로 가는 열차를 끄는 매우 힘찬 기관차였다"라고 말했다.
이 전화 통화는 1980년 양국이 단교한 이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직접 나눈 대화였다. 비록 로하니 대통령은 국내 보수파의 강한 비판을 받았지만 이 통화를 계기로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개시됐고 2년 뒤 핵합의가 성사됐다.
로하니 대통령은 "당시 모두가 해낼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핵협상으로 서방의 대이란 제재를 풀 수 있었다"라며 자신의 정치, 외교적 성과를 부각했다.
이란 정부가 미국과 대화의 선행 조건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태도는 변함없지만 로하니 대통령이 과거의 '성공 사례'를 굳이 언급한 것은 미국에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여느 때보다 강하게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란 대통령실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로하니 대통령이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장애인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비공식적으로 대화하자고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라며 "이런 행태는 그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르고, 유럽도 이런 사실을 잘 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달리 가혹한 제재를 멈춰야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라며 "테러국가 미국은 우리를 무릎 꿇게 하려고 가장 거칠게 제재하지만, 존엄을 지키며 경제난을 견디는 이란 국민 앞에서 그런 목적을 이룰 수 없다"라고 연설했다.
또 지난달 15일 휘발유 가격을 대폭 올린 것은 미국이 제재하는 어려운 시기에 휘발유를 수입하는 데 외화를 쓰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하고 시위를 법적, 경제·사회적으로 조사해 보고서를 제출하는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라고 내무부와 법무부에 지시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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