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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개발→관리"…인구감소 대비한 '사람 중심' 국토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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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개발→관리"…인구감소 대비한 '사람 중심' 국토계획
제5차 국토종합계획 국무회의 통과…"국민·지역 의견 적극 반영"


(세종=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내년부터 향후 20년간 국토 개발·관리의 방향을 제시하게 되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국토 공간 자체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의 국토종합계획과 달리 처음으로 계획 기간 내에 인구 감소가 발생하는 만큼 인구 구조 변화에 맞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그동안 성장 위주의 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지역간 격차와 불균형, 인구집중, 난개발에 따른 국토 비효율 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했다.
무엇보다 1972년 시작된 제1차 계획을 비롯한 기존의 국가 주도 계획은 분권화 정착, 민간 부문 성장 등 변화된 정책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특히나 1∼2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 등 인구 변화, 기후 변화, 4차 산업 혁명 등 국토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메가 트렌드가 가시화한 만큼 이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반영했다.
'모두를 위한 국토, 함께 누리는 삶터'라는 비전에서 알 수 있듯 이번 계획은 국민 수요에 부합하는 공간 형성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중앙 정부가 국토 개발을 주도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과 지방이 협력해 공간을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전문가 중심으로 국토 계획을 짰던 기존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신청한 국민 중 170명을 선정해 직접 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국민참여단을 운영했다.

또 '5+2 광역 경제권' 등 기존의 중앙 집권식 전략은 자취를 감추고,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제안한 광역 연계·협력 사업을 계획에 포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일 지자체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역의 경쟁력 키우려면 연대해야 한다"며 "지자체가 제시한 내용은 최대한 담았으며 국토계획에 담긴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공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인구 감소에 대비해 주요 교통축과 생활축을 중심으로 도시 공간을 압축적으로 재편하되, 수요 감소에 따라 과잉 계획된 기반 시설은 녹지 공간이나 생활 편의 시설로 전환하는 일종의 '스마트 공간 재배치'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또 영유아 시설, 신혼부부 주거 공간을 확충하고 고령자 특성을 반영한 공간계획을 짜는 등 저출산·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하기로 했다.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청년·고령자·여성 등 수요자에 따른 소형주택 공급을 유도하고 공유형 주거 유형, 고령자 복지주택을 확산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보육·복지·문화·체육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질적으로 확충하고, 쪽방 거주자 등 주거 취약 계층의 지원을 강화해 주거 안전망을 구축하는 내용 등도 5차 계획에 담겼다.

종전의 개발 중심 계획에서 항상 대척점에 있었던 환경부와 협업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토부가 수립하는 국토계획과 환경부의 국가환경종합계획을 통합 관리해 개발 중심의 양적 팽창이 아닌 개발과 보전이 조화되는 지속 가능한 국토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대도시권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국가 간선망의 효율화를 꾀하는 내용도 담겼다. 고속철도망이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단순히 도로와 철도를 새로 놓는 차원이 아니라 기존의 교통망을 촘촘하게 연계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전국을 2시간대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하대성 국토부 국토정책관은 "국토의 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하드웨어적 계획에서 국토를 경영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적 계획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환동해 에너지·자원벨트 등 3대 경제 벨트를 중심으로 신경제구상을 이행하는 내용도 국토종합계획에 포함됐다. 다만 남북 관계의 진전을 감안해 경제 협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한반도∼유라시아 경제공동체를 육성하는 내용 등의 수준을 담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하대성 국토정책관은 "북한과의 관계는 유동적이고 남북간 여러 여건 조성이 가시화해야 하는 만큼 현 정부의 신경제구상 이상의 내용을 구체화해 계획에 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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