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새 대통령 '중립노선' 천명…"중국과는 상업적 관계"
인도 일간지 인터뷰…인도·일본·싱가포르 등에 투자 요청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새 대통령이 중국과 스리랑카의 관계에 대해 "순수하게 상업적인 관계"라면서 '친중국'(親中國)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일축했다.
인도를 방문한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현지 신문 '더 힌두'(The Hindu)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나는 인도,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에게 우리나라에 투자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세계 각국 기업에 투자를 요청했다.
그는 만일 이들 나라가 스리랑카에 투자하지 않으면 중국이 곳곳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항 건설을 비롯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따른 사업들로 스리랑카가 '빚의 함정'에 빠졌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인 셈이다.
스리랑카는 중국으로부터 빌린 대규모 차관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으나, 차관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2017년 중국 국영 항만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에 99년 기한으로 항만 운영권을 넘겨줬다.
아울러 라자팍사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군사적 관계에 대해 평가절하했다고 SCMP는 전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이 국방장관으로 재임하던 2014년 중국의 잠수함 두 척이 스리랑카에 기항함으로써 인도와 미국 등을 긴장케 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2005∼2015년 집권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친동생으로, 형 밑에서 국방장관을 맡았다.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친중국 노선을 취했기 때문에 동생인 라자팍사 대통령도 친중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인도를 선택하는 등 거듭 중립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물론 라자팍사 대통령은 경제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인도 마니팔 대학의 마드파브 나라팟 교수는 "라자팍사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인도 및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상호 이익을 얻는 상업적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승리 직후 스리랑카 주재 중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