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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EU 집행위 최우선 정책은 기후변화…브렉시트 등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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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EU 집행위 최우선 정책은 기후변화…브렉시트 등 과제 산적
환경 분야 청사진 담은 '유럽 그린 딜' 발표 예고…일부 동유럽 회원국 '회의론' 설득이 관건
디지털·무역·이민 등서도 새 정책 제안…브렉시트·대미관계 복원·난민문제 해결 등 과제 산적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1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EU 집행위원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새 집행위원회의 최우선 정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향후 5년간 집행위를 이끌게 될 그는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들기 위해 취임 후 100일 내에 차기 EU 집행위의 기후변화, 환경 분야 청사진을 담은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탄소 중립'이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을 통해 상쇄, 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그러면서 2030년까지의 EU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현재의 1990년 대비 40%에서 최소 50%로 상향 조정하고, 55%까지 높이기 위한 계획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그린 딜'의 하나로 '탄소 국경세'(Carbon Border Tax)를 도입하고 EU 배출권거래제(ETS)를 해양 부문 등으로 확대하고 항공사 무상 이산화탄소 할당량을 줄이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EU 전문 매체 'EU옵서버'에 따르면 '탄소 국경세'는 다른 국가들이 EU의 기후 관련 기준을 맞추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국에서 EU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규제가 엄격한 EU의 기업이 관련 기준이 느슨한 비(非)EU 국가의 기업들과 경쟁할 때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받는 불이익으로부터 EU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EU 회원국이 에너지원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정한 전환 펀드'를 조성하고 향후 10년간 1조 유로(약 1천298조원) 규모가 투입되는 '지속가능한 유럽 투자 계획'을 내놓겠다고 했다.
동시에 유럽투자은행(EIB)의 일부를 유럽 기후은행으로 바꾸고, EIB가 제공하는 자금의 50%가 2025년까지 기후 관련 투자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밖에도 사회적 공정성·번영 강화, 디지털 시대 대응, 유럽의 가치와 법치 수호, 국제무대에서 더 강한 유럽, 민주주의 보호 등을 우선 현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법인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년 말까지 공정한 디지털세에 대한 국제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EU 독자적으로 행동하겠다고 천명했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페이스북, 구글 등과 같은 인터넷 공룡 기업이 유럽에서 얻는 수익에 대해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회원국 간 이견으로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새로운 무역 합의에 기후, 환경, 노동 보호에 높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무역 협정의 환경·노동 규범 이행 상황을 감시하는 '통상감찰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이주, 망명 조약 제안, 외부 국경 강화 계획 등도 내놓았다.
이처럼 새 EU 집행위는 야심 찬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아주 느린 것으로 잘 알려진 EU의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새 집행위가 최우선 정책으로 꼽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회의적인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새 집행위의 계획이 EU 산업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주 정책에서도 난민을 추가로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있는 일부 회원국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새 EU 집행위가 출범과 함께 당장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내년 1월 말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가장 큰 도전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브렉시트 여파를 잘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대미 관계 회복도 시급한 문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무역,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문제 등을 놓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으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을 풀어가야 한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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