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아르헨 갈등, 우루과이 대통령 당선인이 중재역 맡나
보우소나루-페르난데스 우호관계 촉구…메르코수르 강화 주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간에 냉랭한 기류가 계속되는 가운데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도우파 성향으로 비교적 온건한 정치행태를 보이는 라카예 포우 당선인이 취임 후 브라질-아르헨티나 관계 개선에 일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라카예 포우 당선인은 남미 지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정치적 성향을 떠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라카예 포우 당선인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강화에도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당선인,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과 개별적으로 최대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메르코수르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브라질의 정치 전문가들은 12월 10일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취임하면 라카예 포우 당선인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의 유명 민간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의 올리베르 스투엔케우 교수(국제관계학)는 "서로 정치 스타일은 달라도 라카예 포우 당선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아르헨티나 차기 정권 인사들과도 교분이 있다"고 말했다.
스투엔케우 교수는 '정치 양극화'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우루과이가 앞으로 남미지역에서 상당한 외교력을 발휘할 것이며, 브라질-아르헨티나 관계 개선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우루과이가 남미의 소국이라는 점에서 라카예 포우 당선인의 행보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루과이의 경제력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와 비교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시장 규모도 작아 중재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인구 337만 명에 국내총생산(GDP)이 596억 달러에 불과한 우루과이의 역내 위상을 고려한 지적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당선인의 관계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자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악담하고 페르난데스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도 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각료를 대신 보낼 예정이다. 브라질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에 라카예 포우 당선인에 대해서는 매우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루과이 대선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라카예 포우 당선인에게 전화해 승리를 축하하고 취임식 참석 의사를 밝혔다. 라카예 포우 당선인은 내년 3월 1일 취임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라카예 포우 당선인에게 취임 전에라도 브라질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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