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장관-통신3사 CEO간담회…'5G 중저가 요금제' 이견(종합2보)
최기영 장관 취임 후 첫 간담회…"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당부"
KT·SKT·LGU+ CEO "시기상조…지금은 네트워크 투자에 집중"
통신 3사 CEO "5G 커버리지 넓히기 위해 3사 통신공동망 구축 협의중"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정윤주 기자 =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파크센터에서 조찬 간담회를 하고 5G 투자확대 등을 논의했다.
최 장관이 지난 9월 10일 취임한 이후 통신 3사 CEO와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최 장관은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통신3사 CEO는 "아직은 여력이 없다"면서 이견을 보였다.
최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4월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7개월 만에 400만명을 넘어서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5G 전국망 조기 구축과 세계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년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최 장관은 통신 3사 CEO에게 ▲ 5G 요금제 인하 ▲ 5G 중·저가 단말기 출시 ▲ 조속한 5G 28㎓ 망 구축 ▲ 5G 적극 투자 등을 당부했다고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특히 최 장관은 "5G 요금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중·저가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 3사 CEO는 "우선 5G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통신요금은 낮아지고 있다"며 "지금은 네트워크 투자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경영 압박이 있다"고 답했다.
우회적으로 현 단계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최 장관은 또 "5G 단말 가격이 높아서 중·저가 단말기가 나올 수 있도록 3사가 노력해달라"고 말했고, 이들 CEO는 "중·저가 단말기 개발을 위해 제조업체에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통신 3사 CEO는 28㎓ 망 구축과 관련해 "기지국 장비 테스트 중이고,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설치가 되도록 준비 중"이라며 "다만 기지국 장비·소프트웨어·단말기 3박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소프트웨어와 단말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서비스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이 덜 됐고, 단말칩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이어 "대부분 나라가 3.5GHz 대역을 우선으로 하고 그다음 28㎓를 개발하는데 우리 통신 3사도 이런 과정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서도 최 장관은 "28㎓ 망이 나오면 대용량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요금이 너무 높아지게 되고 B2B(기업 간 거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낮은 요금이 나와야 한다"고 중·저가제 요금제를 거듭 당부했다.
통신3사 CEO들은 내년 5G 투자와 관련해서는 "올해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아울러 커버리지를 넓히기 위해 3사가 통신공동망 구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 장관에게 "AI칩이 개발돼야 통신 서비스 등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며 "인공지능(AI)칩 개발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간담회 전후에 기자들을 만나 '연내 유료방송 M&A 승인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하나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데 시간 관계상 올해 안에는 1개만 먼저 결론을 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중·저가 요금제는 4만원 이하로 생각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는 'KT 차기 회장은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의에 "모르겠다"며 답을 피했다.
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중·저가 요금제에 대해 "아직 가입자가 부족하다. 망에 돈이 많이 들어가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조금 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되면 그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즈니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재미있는 것을) 갖고 오겠다"며 "넷플릭스는 아시아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데 동의를 하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디즈니와 넷플릭스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는 지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제안한 아시아 콘텐츠 연합에 글로벌 OTT도 들어가느냐는 질문에 "들어간다"며 "넷플릭스와 디즈니도 들어간다. 아시아 스튜디오에 들어간다"고 답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기획재정부에 건물 내 5G 장비 투자비와 28㎓ 투자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를 2%에서 3%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실장이 기자들과의 질의·답변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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