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SNP 대표 "보수당 과반 막고 스코틀랜드 미래 스스로 결정"(종합)
총선 매니페스토 발표…"존슨 브렉시트 합의안, 스코틀랜드에 재앙"
중앙정부에 의약품·노동권·이민 등 관련 정책 위임 요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보수당과 보리스 존슨 총리의 재집권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12월 12일 총선을 앞두고 SNP가 이날 정식으로 매니페스토(선거 정책공약)를 발표했다고 공영 BBC 방송이 보도했다.
SNP는 지난 2017년 조기 총선 당시 영국 하원에서 35석을 확보, 일약 제3당으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SNP가 의석수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터전 대표는 영국의 미래가 위태롭다고 진단하면서,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은 누가 미래를 결정할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스터전은 "SNP에 투표하면 브렉시트를 탈피하고, 스코틀랜드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보리스 존슨의 보수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투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영국 하원은 스코틀랜드가 투표하지 않은 보수당 정부에 의해 장악됐고, 존슨 총리는 매우 위험하고 총리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재집권하면 스코틀랜드 예산을 삭감하고,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의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어린이들을 빈곤으로 내모는 한편, 재앙적인 브렉시트 합의를 통해 일자리와 노동자 권리 등에 손상이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존슨 총리가 이번 총선을 통해 '브렉시트 완수'를 약속했지만, 앞으로 무역협상 등을 감안하면 브렉시트가 향후 수년간 영국 정치권에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스터전 대표는 "영국은 아직 EU와 무역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존슨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나는) 내년 말 무역협정 없이 EU를 떠날 수도 있다. 이 경우 일자리에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이를 피한다 하더라도 존슨의 합의안은 스코틀랜드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스코틀랜드는 영국보다 8배나 큰 EU 단일시장에서 나가야 하며,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인 EU 관세동맹에서도 탈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터전 대표는 내년에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이를 위해서는 영국 중앙정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존슨 총리는 재집권하면 이를 불허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터전 대표는 SNP가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하면 내년 제2 주민투표 개최에 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딜' 브렉시트의 대안으로 EU 회원국 지위 유지,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통보 취소 등에 관한 또다른 투표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총선 이후 다른 정당들과 '진보 동맹'을 체결할 수도 있지만 보수당과는 손을 잡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노동당과도 정식 연립정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터전은 이날 발표에서 NHS 투자를 확대하고, 긴축정책을 끝낼 것을 중앙정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의약품과 노동, 이민과 관련한 권한을 스코틀랜드 의회에 위임하고, 영국의 '트라이던트' 핵미사일 시스템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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