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없이 악수만 나눈 '남북탁구' 대결…무승부로 마무리
2019 동북아 국제친선대회서 男 서울팀, 평양팀에 3대2 勝
전날 女 서울팀 패배 설욕…경기는 오는 28일까지 이어져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27일 오후 '이스턴 챔피언스컵 2019' 남북한 남자 탁구 대결이 펼쳐진 블라디보스토크 경제서비스대 챔피언 경기장.
4시간 20분이 넘는 혈투 끝에 서울팀이 평양팀을 세트 스코어 3대2로 이기자 서울팀 응원석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전날 여자 탁구팀 대결에 이어 이날도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를 지켜보던 러시아 관객들도 최선을 다하는 양 팀 선수들에게 있는 힘껏 박수를 보냈다.
알렉산드르(50)는 "세계적인 수준을 지닌 선수들의 경기를 봤다"며 양측 선수들의 기량에 놀라워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이 잘했을 때는 북한 응원석에 있는 사람들까지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남자팀이 전날 여자팀의 패배를 설욕하면서 국제친선 탁구 대회의 남북 탁구 대결은 무승부가 됐다.
탁구는 남북 스포츠 교류에 있어 상징적인 종목이다.
1991년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가 한조를 이룬 남북단일팀이 일본 지바 세계탁구 선수권에서 우승을 일구며 남북 모두에게 감동을 안겨준 특별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최근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치러졌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를 마친 남북한 선수들은 별다른 격려의 말 없이 담담하게 악수만 했다.
표정에서도 미소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날 치러진 여자 선수들 간의 대결에서 한국 교민들은 대회기를 들고 응원전에 나설 정도였다.
냉랭한 남북 관계를 의식해 한반도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서로가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탁구 대결은 마무리됐지만 '이스턴 챔피언스컵 2019' 대회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대회에는 남·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 중국 등 동북아 5개국 선수들이 참가했다.
대회는 도시 대항전 성격으로 치러진다. 한국은 서울시청, 금천구청, 한국마사회 탁구팀이 북한은 4·25 체육단 탁구대표단이 각각 서울과 평양을 대표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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