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일대일로는 빚의 함정? 亞지도층 31% 'Yes', 42% 'No'
싱가포르 RSIS, 오피니언 리더 1천230명 대상 인식조사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아시아의 사회 지도층 중 약 30%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의도를 '빚의 함정'으로 간주하지만 40%가량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이 올해 6월 20일부터 한 달간 아시아권 오피니언 리더 1천23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6%는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일부러 '빚의 함정' 외교를 펼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는 42.1%였다. 나머지 27.3%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미국 등 서방권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영향력과 지배력을 확대하고자 의도적으로 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과도한 채무를 지게 하는 일종의 외교술이라는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국가별로 보면 '빚의 함정'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률이 베트남(65.4%)과 필리핀(60.6%), 스리랑카(48.7%) 등에서 높게 나왔다.
응답자의 직종별로는 시민사회 관계자(45.8%)가 재계(25.0%)나 언론계(25.4%) 출신보다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이번 설문 조사는 인도와 일본,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권 26개국 정부 당국자와 재계, 학계, 비정부기구 관계자, 언론 종사자 등을 상대로 이뤄졌다.
중국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일대일로 사업이 주권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더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48.8%·복수응답)이 일대일로와 관련해 예상되는 위험으로 '중국의 영향력에 취약해진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중국 이주노동자 유입'(40.8%), '환경·기후변화에 악영향'(37.3%), '부채 해결 과정의 주권 약화'(35.5%) 등도 위험으로 꼽혔다.
중국군이 자국이나 인접국에 주둔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 응답자도 21.9%에 달했다.
일대일로가 궁극적으로 '윈윈'(win-win)이 될 것이라는 응답률은 35.8%였고 21.2%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전체 손익을 따질 때 일대일로가 자국에 위험보다는 기회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41.6%였다.
위험이 더 크다는 응답은 17.8%였다.
다만, 한국인 응답자들은 62.1%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상대적으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대일로에 참여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으로는 '중국 및 참여국 관련 무역·투자·관광 확대'(76.4%·중복응답)와 '경제성장·기술발전 촉진'(66.8%) 등이 많이 꼽혔다.
일대일로가 역내 안보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37.1%에 그쳤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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