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파라오' 엘시시, 이집트 마지막 독립언론도 겁박
마다 마스르 수난…질긴 비판·최근 아들동향 보도 때문인듯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이집트에서 유일하게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온 언론사의 기자들이 정보당국에 체포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어와 아랍어로 뉴스를 제공하는 이집트의 마지막 유력 독립 언론사 '마다 마스르'의 셰이디 잘라트(37) 에디터는 지난 23일 새벽 자택에서 납치돼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갇혀있다가 이튿날 오후 고속도로에서 발견됐다.
그사이 무장한 사복 경찰 9명이 마다 마스르 사무실에 들이닥쳐 다른 에디터 3명을 인근 경찰서로 데려갔으며 3시간 동안 이들을 구금한 채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수색하는 등 조사를 벌였다.
마다 마스르에서 일하는 미국인 1명과 영국인 1명 역시 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붙잡혔다가 추방당한 다른 미국인 에디터에게는 입국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마다 마스르는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6년 동안 정부가 불편해하는 기사를 계속해서 생산해왔다.
다른 언론사들은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만 내왔는데 이는 엘시시 대통령의 지지세력이나 정보기관들이 대다수 민영 언론사들을 조용히 인수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있기 전 마다 마스르는 이집트 정보당국에서 일하던 엘시시 대통령의 아들 마흐무드 엘시시가 저조한 성과 때문에 고위직에서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당국은 지난 2년 동안 마다 마스르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도록 조치했으나 이집트 활동가와 지식인들, 서양 분석가와 정책입안자들은 해당 사이트에 우회 접속해 이용해왔다.
엘시시 대통령은 언론자유 억압을 비롯한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 때문에 전 세계 인권단체들로부터 작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다.
독재 성향을 더해가는 그는 올해 4월 헌법개정으로 장기집권 토대까지 마련해 '현대판 파라오'가 됐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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