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러 의료기기·조선기자재…전략적 진출 필요"
코트라 '러시아 시장 환경과 경제협력'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러시아의 의료기기와 조선기자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국내 생산 비중도 커지고 있어 현지 파트너와 기술협력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22일 발간한 '러시아 시장 환경과 경제협력: 의료기기·조선'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4년 1천924억루블에서 지난해 2천656억루블(약 4조9천억원)로 38.0% 확대됐다고 밝혔다.
유가 회복으로 민간 선박 건조량은 2016년 14만5천t에서 지난해 20만t을 넘기며 40%가량 증가했다.
러시아 정부의 수입대체화 정책에 힘입어 현지 생산도 크게 늘고 있다.
러시아 내 의료기기 생산액은 2014년 385억루블에서 지난해 639억루블로 증가했다. 주요 생산품목은 주사기, 의료용 피복 등 저부가가치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이에 따라 외국계 기업은 완제품 수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러시아 시장 내 축적된 기반을 바탕으로 현지 생산을 늘리거나 기술이나 인프라 등 러시아가 취약한 부분을 공략하는 추세다.
러시아에서 인슐린 펌프 및 당 측정기 시장점유율 1위인 미국계 글로벌 기업 메드트로닉은 단순 제품 판매를 뛰어넘어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서비스하고 있다.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점유율 2위 GE헬스케어는 정부의 수입대체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재작년 모스크바 인근에 제품 생산용 신규 공장 설립 등을 위해 약 1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유럽계 조선기업인 아드리아 윈치와 알파 라발은 러시아 내 생산공장을 설립해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고 로컬 기업과의 생산 가치사슬에 연계하는 전략으로 장기적 협력 토대를 구축했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도 러시아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공략하며 전략적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코트라가 러시아 기업을 상대로 한국과 협력 수요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의료기기는 기능진단 분야가 가장 많았고 인공 폐 환기 장치, 안과용 기기, 주사 관련 기기가 뒤를 이었다. 조선은 선체를 제외한 엔진, 장비, 전기 기자재 순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관계자는 "러시아 기업은 주로 자사기술 보완이 필요한 분야에서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며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러시아의 수입대체화 정책을 한국 기업이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30개 현지 기업을 한국으로 초청해 다음 달 4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한-러시아 산업·기술협력 세미나 및 일대일 상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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