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잇단 총격사건 비상…학교·주택가 가리지 않고 불안 고조
총기규제 엄격한 캘리포니아서 총격 사건 꼬리 물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총격 장소도 학교와 주택가를 가리지 않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침 미 중부 오클라호마주 던컨에 있는 월마트 매장 근처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남성 2명, 여성 1명 등 3명이 숨졌다.
희생자 3명 중 2명은 월마트 매장 바깥에 세워둔 차량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고, 다른 1명은 매장 주차장에서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일요일인 전날 저녁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풋볼(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던 캘리포니아 중남부 도시 프레즈노의 한 주택 뒷마당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가족과 친구들이 집 뒷마당에서 파티를 열어 풋볼 경기를 시청하는 도중 신원 불명의 용의자가 뒷마당에 침입해 총을 난사했다.
희생자들은 모두 25∼30세 사이의 아시아계 남성들이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프레즈노 남동부의 다른 지역에서는 또 다른 총격 사건으로 2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숨졌다.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4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도시인 샌타클러리타의 소거스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학생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16세의 이 학교 남학생이 같은 반 친구 2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다른 3명을 다치게 했다. 용의자는 범행 뒤 범행에 이용한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15일에는 뉴저지주 애틀랜틱 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서 오후 8시 30분께 고교 미식축구 결승전 3쿼터 끝 무렵에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다쳤다. 관중과 선수들이 급히 대피하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16일에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파라다이스힐스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남편이 아내와 다툰 끝에 아내와 네 아들에게 총을 쏜 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총에 맞은 네 아들 중 한 명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보다 더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인근의 소도시 오린다의 한 주택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최소 4명이 다쳤다.
이 주택은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된 주택으로, 한 여성이 캘리포니아 산불을 피해 천식이 있는 가족이 안정을 취할 곳이 필요하다고 속여 집을 빌린 뒤 1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파티를 열었다가 사건이 터졌다.
같은 날 LA 남쪽 롱비치의 한 주택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서도 총격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 25명가량이 모인 파티장에 신원 미상의 용의자가 침입해 총을 무차별 난사한 것이다.
이처럼 총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프레즈노의 주민 추아 뱅은 지난주에도 자신의 이웃집이 총격을 당했다며 저녁에 어두워진 뒤에는 외출하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뱅은 "이 동네에서 이사 나가는 걸 고민 중"이라며 "얼마나 더 많은 총격 사건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소거스 고교의 학부모 한나 드 코신은 "이 지역은 안전 구역으로 알았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도 총기 규제가 엄격한 곳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총격 사건의 주무대가 되면서 교민 사회를 포함한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sisyph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