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前대사 "비방전에 희생돼…줄리아니의 공격이유 몰라"
요바노비치 공개 청문회 증언, 민주-공화 공방…트럼프는 증인 비난 트윗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를 진행 중인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를 불러 2번째 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요바노비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압박에 동조하지 않았다가 지난 5월 경질됐다. 이 과정에 트럼프의 개인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자신이 "비공식 채널을 통한 비방전의 희생자"라며 "부패한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과 협력할 미국인들을 찾았고 함께 일하며 미국대사 제거를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 등의 비방을 받아 경질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을 겨냥한 비방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줄리아니에 대해 "줄리아니가 나를 공격한 동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재직 당시 줄리아니와는 최소한으로 접촉했다고 말했다.
요바노비치는 국무부 지도부가 자신에 대한 공격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면서 "부패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공격이 국무부에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청문회를 주관한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요바노비치는 일부 사람들의 부패에 대해 매우 엄격했고 그녀의 원칙적인 입장은 그녀를 적으로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사라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정보위 간사인 데빈 누네스 의원은 공개 청문회는 민주당이 적법하게 선출된 대통령을 쓰러뜨리기 위한 작전을 전개하기 위해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TV 스펙터클"이라고 비판했다.
누네스 의원은 이날 청문회 개시에 때맞춰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4월 21일 '1차 통화' 녹취록 일부 내용을 낭독하며 '외압·대가' 의혹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청문회가 시작된 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요바노비치가 처음 소말리아에서 근무한 것을 거론하면서 "마리 요바노비치가 가는 곳마다 나빠졌다"고 비난하고, "대사 임명은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권리"라고 말했다.
앞서 13일 열린 첫 공개 청문회에서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인으로 나와 트럼프 측에 불리한 증언을 내놓았다.
이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문제보다 정적이자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에 더 관심을 보였고 줄리아니가 비정상적으로 미 외교 정책에 개입했다는 등의 내용을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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