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동당, 무료인터넷 약속…존슨 "미친 공산주의자 계획" 비판(종합)
노동당, BT 네트워크 부문 국유화…애플·구글 등 세금 부과해 비용 마련
"한국, 국가 주도 투자로 전체 인구 98% 광대역망 이용" 사례 들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오는 12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브리티시텔레콤(BT)의 일부를 국유화해 영국 전역에 광섬유 광대역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제러미 코빈 대표와 노동당의 이 같은 계획을 "미친 공산주의자 계획"(crazed communist scheme)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15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존 맥도넬 의원은 이날 잉글랜드 북부 랭커스터에서 열린 선거 운동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집권 보수당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오는 2025년까지 50억 파운드(약 7조5천억원)를 투자해 모든 가정에 광섬유 광대역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동당은 그러나 이 같은 보수당의 계획은 충분하지 않으며, 영국을 다른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 계획에 150억 파운드(약 23조원)를 더한 200억 파운드(약 30조원)를 투자해 모든 가정과 기업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은 BT의 디지털 네트워크 담당 기구인 오픈리치(Openreach)를 국유화해 '브리티시 브로드밴드'라는 이름으로 영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광대역망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코빈 대표와 맥도넬 의원은 광섬유 광대역망 구축의 모범 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맥도넬 의원은 한국은 국가 주도의 투자를 실시해 현재 전체 인구의 98%가 광섬유 광대역망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도넬 의원은 심지어 어린이들조차 초고속 인터넷 접근이 어려우면 숙제를 할 수 없다며, 노동당 정책이 불평등 문제 대응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당은 애플이나 구글 등과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T 외에 다른 광대역망 서비스 제공업체가 '브리티시 브로드밴드'에 망 접근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들 기업 역시 국유화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당은 이미 철도와 수도, 우편, 에너지 산업 국유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노동당의 이 같은 계획은 그러나 당장 집권 보수당은 물론 다른 야당의 비판에 부딪혔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오전 BBC 라디오에 출연해 노동당의 인터넷망 국유화 공약에 대해 "미친 것 같다"(crackpot)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이날 오후 보수당의 선거 캠페인 버스 공개 행사에서는 " '미친 공산주의자 계획'과 달리 보수당은 도로와 통신, 기가바이트 광대역망과 관련한 막대한 투자 프로그램의 재원을 댈 것"이라고 말했다.
니키 모건 영국 문화부 장관은 "광대역망을 국유화한다는 제러미 코빈(노동당 대표)의 판타지 계획은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들의 돈 수백억 파운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민주당의 샘 지이마 의원은 "이것은 매우 어리석다. 너무 돈이 많이 드는 또 다른 소원 목록"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내 기술 기업들을 대표하는 '테크UK'의 줄리언 데이비드 최고경영자(CEO)는 "국유화로 인해 BT는 물론 BT와 경쟁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업들의 투자가 즉각 중단될 것"이라며 "노동당 계획은 통신산업과 그들의 고객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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