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유행 시작됐는데…임신부 백신 접종률 26% 그쳐"
태아건강 불안감에 접종 미뤄…질병관리본부 "독감 합병증 막고, 태아에 항체전달 효과"
정부, 올해부터 임신부에 무료접종 지원…11월까지 완료해야 효과적"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정부가 올해부터 임신부에게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지만,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내려진 시점까지도 임신부 4명 중 1명 정도만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부는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크다. 보건당국은 예방접종 효과를 높이려면 11월까지는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15일부터 11월 13일까지 임신부의 독감백신 누적 접종률은 26.4%에 그쳤다.
같은 기간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의 접종률이 각각 65.7%, 80.1%인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보건당국은 태아 및 출생 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독감 무료접종 대상에 임신부를 추가했다. 산모수첩이나 고운맘카드 등을 통해 임신 여부가 확인되는 임신부가 예방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으며, 이번 겨울 접족 대상자는 약 32만명이다.
당국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임신부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권고했지만,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태아 건강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임신부는 태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해 약을 먹고 백신을 맞는 일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임신부 접종률은 30%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독감백신이 기형 발생 증가나 조산,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임신부가 있지만, 의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반대로 임신 중에 백신을 접종하면 태반을 통해 항체가 태아로 전달되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독감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임신부 역시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커지기 때문에 백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중이염과 세균성 폐렴이고, 심근염, 심낭염, 기흉, 기종격동, 뇌염, 뇌증, 횡단성 척수염, 횡문근융해증, 라이증후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영국, 호주 등도 임신 중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다만, 고령 임신이나 시험관 시술 임신 등은 임신 1기 유산율이 높은 편으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접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를 통해 임신부 예방접종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독감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지정의료기관(총 2만426개소) 및 보건소에서 가능하다. 지정의료기관은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거나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s://nip.cdc.go.kr)과 스마트폰 앱(예방접종도우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은 보통 12월에 시작된다.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을 고려하면 11월까지는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접종은 임신 주 수와 상관없이 가능하고,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에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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