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언급한 '美 대화재개 제안' 제3자가 스웨덴일 가능성
美국방도 "북미 협상 재개 위한 협상 진행중"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류지복 특파원 = 지난달 초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무대가 된 스웨덴은 북미가 스웨덴에서 다시 만날 것을 권유하는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14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이 제3국을 통해 실무협상 재개를 제안했다고 밝힌 가운데 스웨덴이 북미 양측의 가교로서 모종의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복수의 워싱턴 외교가 인사는 "스웨덴이 자국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다시 한 번 개최하자는 초청 의사를 10월말 전후로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는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어렵사리 재개했지만,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며 북한이 결렬을 선언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당시 스웨덴은 2주 내 자국에서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스웨덴의 초청을 수락하면서 북한에도 수락을 제안했다고 설명했지만 아직 실무협상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외교부 한반도 특사는 지난달 23일 한국을 방문해 북미가 스톡홀름에서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수주 내 다시 초청장을 보내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 중재 의사를 피력했다.
북한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외무성 대표단은 이달 초 스웨덴을 포함한 유럽 순방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전후해 초청 의사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전날 담화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부터 다음 달 다시 협상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공개하며 제3자를 언급했는데, 이는 스웨덴을 거론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
김 대사는 담화에서 "허심하게 협상 상대인 나와 직접 연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이른바 조미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놓고 있는데 대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가 언급한 제3자가 스웨덴이 맞는다면 스웨덴이 단순히 협상의 장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의 구상을 북한에 전달하는 매개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스웨덴은 서방 국가로는 가장 이른 1973년 북한과 수교하며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평양에서 북한과 외교 관계가 없는 미국, 캐나다, 호주의 영사업무를 대행하며 북미대화 진전을 위한 촉진자 역할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편 전날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비핵화 협상 재개 제안을 받았다고 전격 공개한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도 이에 앞서 협상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와 미 국방부 녹취록에 따르면 에스퍼 국방장관은 전날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협상(재개)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전날 밤 미국의 협상 재개 제안 사실을 공개하기 전에 나온 것이다.
당시 에스퍼 장관은 한반도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군사 준비태세 확립이 최우선 임무라고 전제한 뒤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이같이 발언했다.
북한은 에스퍼 장관의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언급 발언이 보도된 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를 통해 이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미국의 훈련 불참 내지 훈련 자체의 취소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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