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53년만 최악 수해 베네치아에 국가비상사태 선포 방침
총리 "오늘 오후 내각서 승인할 것…수해 복구 총력 지원"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치아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州) 주지사,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 등과 대책 회의를 한 뒤 취재진에 이날 오후 늦게 내각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베네치아는 재해 대응과 피해 복구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중앙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수상 도시 베네치아는 지난 12일 폭우와 아프리카 쪽에서 불어오는 열풍 등으로 해수 수위가 178㎝까지 치솟으면서 도시 80% 이상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이는 194㎝의 조수가 몰아쳐 도시 전역이 물바다가 된 1966년 이후 53년 만의 최악 재난으로 기록됐다.
콘테 총리는 전날 베네치아를 찾아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이탈리아의 심장부가 타격을 입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날 ANSA 통신에 "이 특별한 도시의 현 상황은 심각하다"면서 "우리는 베네치아를 지원하는데 모든 헌신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 따른 정부 지원을 계기로 30년째 지속하고 있는 수해 예방 인프라 공사가 속도를 낼지도 주목된다.
베네치아는 매년 조수 상승으로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막고자 1984년 '모세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취약 지역에 조수 유입을 차단하는 장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으로, 2003년 착공했으나 자금난과 부패 스캔들로 완공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콘테 총리는 모세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현재 공사가 막바지에 있다"며 "조속히 완공·가동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일정대로라면 시스템이 2021년께나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사 비용은 애초 16억유로(약 2조600억원)로 책정됐으나 공사 도중 급속히 불어나 최종적으로 55억유로(약 7조8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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