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시진핑, 파르테논 대리석 반환 추진 그리스에 우군 돼"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영국에 보관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 반환을 요구해 온 그리스가 예상 밖의 협력자를 얻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주인공은 바로 최근 그리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다.
그리스는 자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지만 런던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의 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2일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함께 방문한 파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지지를 요청하자 "동의하는 것뿐만이 아니다"고 긍정적 대답을 내놨다.
그는 "당신은 우리의 지지를 얻을 것이며 우리 역시 해외에 많은 (약탈당한) 조각이 있으므로 그러한 노력에 감사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시 주석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능한 큰 노력을 해 이것들이 빨리 고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자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의 환수를 둘러싸고 영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그리스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은 이른바 '엘긴 마블'이라고 불리는 부조 조각으로 2천5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부조 조각은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의 점령 통치를 받던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이던 엘긴 경에 의해 뜯겨 영국으로 옮겨졌다.
중국은 과거 식민지 열강의 지배 시절 여러 유물을 분실했던 터라 그리스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시 주석은 그리스에 동조를 나타냄과 동시에 중국의 5천년 문명사를 거론하며 자국 유산의 자랑스러운 옹호자로 자신을 묘사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고대 유물을 반환하기 위해 별도의 연구자들을 해외 박물관에 파견하는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해외에 전시된 자국 유물을 100만건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NYT는 중국이 청나라 황실 정원이었던 원명원(圓明園)에서 약탈당한 것으로 거론되는 유물을 환수하기 위해 성장세에 있는 경제력을 성공적으로 휘둘러왔다고도 소개했다.
시 주석은 그리스 방문에 맞춰 현지 언론에 게재된 글에서 "공자와 소크라테스는 같은 얼굴을 다루는 2개의 마스크"라고 적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리스와 중국을 좀 더 친밀하게 만든 것은 양국의 경제적 연대라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 국영 해운기업인 중국원양해운(코스코·COSCO)은 2016년 그리스 최대 항만인 피레우스의 절반 이상을 사들였고 이곳은 지중해에서 가장 번화한 항만으로 변모했다.
실제로 시 주석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2일 피레우스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그리스를 교두보로 삼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에 영향력을 심화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한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 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그리스는 중국의 투자에 가장 개방적인 유일한 오랜 유럽 국가"라고 설명했다.
창 교수는 "세계가 시 주석의 정책에 더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가운데 그리스는 그의 방문을 환영하는 안정된 곳으로 비치고 중국인에게는 그가 가장 오래된 문명을 가진 유럽 국가에서 얼마나 사랑받는가를 보여주는 장소인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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