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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회의 의장 "브렉시트와 동시에 영국은 '2류 국가'"
투스크 "영국민, 브렉시트 저지 노력 포기하지 말라" 훈수도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임기를 끝내고 이달 말 물러나는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동시에 영국이 '2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스크 의장은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헤에 위치한 유럽대학교(College of Europe)에서 열린 한 학회에 참석해 "전 세계, 특히 옛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에서 '브렉시트로 영국이 '아웃사이더', '2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EU의 지도자와 고위 관리들을 길러내는 요람인 이 대학에서 철학자이자 언론인 한나 아렌트의 삶에 대한 연설을 한 뒤 5년 동안 이끌어 온 EU를 떠나는 소회를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영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EU를 탈퇴하고자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정확히 그 반대"라며 "오직 통합된 유럽의 일원으로서만, 영국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함께해야만 어떤 부작용도 없이 국제 사회의 강대국들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독일과 프랑스도 마찬가지로, 온 세계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아웃사이더'(외부자), '2류 국가'가 될 것"이라며 "(영국이 빠진)전장의 핵심 선수는 중국, 미국, EU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영국이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나'라는 유감스러운 질문을 가는 곳마다 받고 있다"며 "'브렉시트는 대영 제국의 진정한 종말'이라고 우울하게 이야기하는 내 영국 친구의 평가가 아마도 맞는 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스크 의장은 회원국의 내정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EU의 불문율을 깨고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영국 총선에 간섭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한 달 후 영국 총선이 실시된다.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까"라며 "한나 아렌트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할 때에만 상황이 되돌릴 수 없어진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말은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영국 정치인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브렉시트 저지를 위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을 부추기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는 "오늘 나에게 떠오른 말은 단순하다.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 경기에서 우리는 이미 추가시간을 얻었고, 이제 연장전에 와 있다. 아마도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첨언했다.
EU 27개국은 영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지난달 말 공식 승인한 바 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브렉시트가 연기된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한편, 내달 12일 진행되는 영국 총선에서는 브렉시트가 표심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꼽힌다.
집권 보수당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다음 달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수년 간 지속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종결짓고,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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