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청문회 1분도 안 봐…통화 녹취록 내일 추가공개"
청문회 의미 폄훼하며 무시 전략…'선들랜드와 통화' 증언엔 "처음 들어" 모르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막을 연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하원의 첫 공개 청문회를 "1분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탄핵 추진의 발단이 된 7월25일 미·우크라이나 정상 통화에 앞서 지난 4월 이뤄진 1차 통화 녹취록을 14일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청문회를 '마녀사냥'으로 일축,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는 한편으로 녹취록 추가 공개로 배수의 진을 치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결백'을 재차 증명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날 청문회와 관련, "나는 그것(청문회)이 우스갯소리 같다고 들었다"며 "나는 터키 대통령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1분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백악관에 도착한 시각은 청문회가 오전 10시에 시작한 지 두 시간이 지난 정오께였다.
청문회를 전혀 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그 의미를 폄훼하려는 전술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들어가면서도 "나는 너무 바빠서 청문회를 볼 수 없다. 그것은 사기극이다"라며 "나는 보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오전 기자들에게 "그(트럼프 대통령)는 집무실에서 회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를 보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일정에 따르면 오전에는 특별한 공개 스케줄이 없는 것으로 돼 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4일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로버트 뮬러 특검의 하원 청문회 증언에 앞서 청문회를 보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당일날 시작 전은 물론 종료 후에도 '폭풍 트윗'을 올리며 청문회에 맹렬히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지난 4월 이뤄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통화 녹취록도 14일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민주당은 그동안 이 녹취록에 대해서도 추가 공개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내부 제보자의 제보 내용이 실상과 아주 다르다며 내부제보자의 신원을 알고 싶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2차 통화 다음 날인 지난 7월26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와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에 요구했던 바이든 수사에 대해 질문했다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의 이날 청문회 증언과 관련, "그에 대해 알지 못한다", "처음 듣는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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