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목표비축비율 축소…인구의 30%→25%
타미플루 복제약 생산·의료방역 수준 제고 등 환경변화 반영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신종인플루엔자 등 독감 대유행에 대비해 보건당국이 보관하는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 목표비축 물량이 줄어들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그간 전 인구의 30%가 쓸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했지만, 최근 이런 정부 목표 비축 비율을 25%로 낮췄다.
복지부는 인플루엔자 대유행 모델링 연구를 통해 목표비축 비율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감염·예방의학 전문가의 의견과 감염병 관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목표 비축 비율을 인구대비 30%에서 25%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이 항바이러스제 비축물량을 축소한 것은 2017년 8월 타미플루 특허가 끝나면서 복제약이 출시되는 등 국내 생산기반이 마련되고, 의료·방역 대비 수준이 제고되는 등 환경변화를 고려해서다.
보건당국은 앞으로도 의료 환경 변화와 의약품 수급 상황, 감염병 발생 동향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정 수준의 목표비축 비율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독감 대유행 등 비상상황을 대비해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타미플루 특허 만료 후 복제약들이 대거 나와 있다. 타미플루는 1996년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해 스위스의 로슈가 판매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다.
타미플루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국내서 '신종플루'로 불린 A형 독감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각종 바이러스성 전염 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높은 콧대를 자랑했었다.
하지만 타미플루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타미플루 복용 부작용 및 이상 사례 보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년∼2018년 9월) 타미플루 부작용 보고 건수는 1천86건에 달했다.
특히 자살 관련 이상사례 보고 건수는 6건이며 이 중에서 20대 미만 미성년자 사례는 4건이었다. 또 미성년자 부작용 4건 가운데 2건은 사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한 미성년자 2명은 타미플루 첫 복용 후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나이가 어리거나 체중이 적은 환자에게도 고용량의 타미플루 75㎎이 처방돼 구토 증세나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증상을 호소한 사례도 있었다. 감정의 요동, 조증, 환청 등 정신신경계 이상 증세가 나타나거나 자살 충동을 느끼는 '자살 경향' 이상 사례도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식약처는 독감 치료제 투여 소아·청소년은 적어도 이틀간은 혼자 둬선 안 되고, 보호자는 환자와 적어도 이틀간 함께 하며 문과 창문을 잠그고 이상행동 여부를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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