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과기혁신본부장 "R&D 예산 24조 시대…성과 창출에 노력"
"예타 제도개선, 도전·혁신 연구 활성화…국가R&D혁신특별법 제정 지원"
12월중 소재·부품·장비 핵심품목별 맞춤전략 마련·국가연구실 지정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정부 연구개발사업(R&D) 예산 24조원 시대에 대비한 선도형 시스템을 갖추겠다. 혁신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성과를 창출하는 데도 혁신본부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13일 LW컨벤션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런 계획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8월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에 24조1천억원을 편성한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17.3%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이후 10년 만이다. 예산안은 국회 심의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조정·확정된다.
김 본부장은 앞서 같은 장소에서 공청회를 열고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의 골자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R&D 사업의 경우 경제성 평가 항목 비중을 '약 30%'에서 '5% 미만'으로 대폭 줄이고, 예타 대상 기준을 500억원(국고 300억원)에서 1천억원(국고 500억원)으로 상향한다는 것이다. 예타는 국가 예산이 대규모로 들어가는 사업을 진행하기 전 사업 추진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미리 검토하는 사업 진행의 '첫 관문'이다.
아울러 국가 현안과 직결된 R&D는 신속히 진행할 수 있게, 공모 없이 부처가 R&D 기관을 지정할 수 있게 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연내 수립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정부 R&D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연구비 부담 비율을 50% 이상에서 25% 수준까지 낮출 수 있게 하고, 정부 R&D 사업 성과를 구매한 실적이 있는 기업에는 과제 선정 때 3% 이내의 가점을 부여하는 내용도 규정 개정안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이 이끄는 혁신본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과 이에 대한 실행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 소재 100개 이상을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이들 품목 R&D에 내년부터 2022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김 본부장은 "다음 달 중 핵심 품목 분석 결과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할 국가연구실 지정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계획을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행 상황을 계속 점검해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김 본부장은 2007∼2008년에는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생명해양심의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혁신본부는 부처 간 기능 중복 조정과 과학기술 기반 범부처 정책조정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본부가 지속되지는 못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혁신본부에서 다시 일하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정부 R&D 예산과 R&D 수행부처가 증가하며 본부의 역할은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면서 "30년 이상을 정부 출연연구기관(한국화학연구원)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이행력이 담보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부품·장비 R&D 대응 외에 혁신본부의 현안으로는 '국가연구개발혁신 특별법의 입법 지원'을 꼽았다.
연구 현장에선 정부 부처와 기관마다 다른 151개의 R&D 법령·지침·매뉴얼이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문제를 해결코자 R&D 규정을 통합하는 내용의 '국가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안'이 작년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1년째 추가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년간 R&D 예산이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R&D 환경은 급변했으나 관련 제도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법-하위령' 형태로 법규를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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