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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룰라, 석방되자마자 정치활동 재개…좌파진영 정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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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룰라, 석방되자마자 정치활동 재개…좌파진영 정비 나서
재집권에 자신감 피력…2022년 대선 출마할지 관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의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석방과 동시에 사실상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정치권은 룰라 전 대통령이 좌파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진영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을 겨냥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자택이 있는 상파울루 주(州) 상 베르나르두 캄푸 시에서 열리는 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올해 말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찾아가는 '정치 캐러밴'을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정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보우소나루 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라는 점을 부각하고 좌파·중도좌파 진영의 확실한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룰라 전 대통령이 석방 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부르면서 "브라질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며 재집권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데서도 이런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올해 말까지 좌파 진영의 전열 정비와 지지층 결속을 모색하고 나서 내년부터는 지방선거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자당이 지방선거에서 선전하면 룰라 전 대통령의 2022년 대선 출마 가능성은 더 커진다.
최근 상파울루에서 열린 노동자당 전당대회에서는 '룰라 무죄, 룰라를 대통령으로' 등의 구호가 행사장을 뒤덮었다. 차기 대선에서 룰라를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뜻으로, 2022년에 77세가 되는 그의 건강만 허락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부패 혐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피선거권을 회복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직접 출마가 어려워지면 좌파 진영의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킹 메이커'가 될 수도 있다.



지난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같은 해 지방선거 참패, 2018년 대선 패배 등을 거치며 잔뜩 위축됐던 노동자당도 룰라 석방에 맞춰 빠르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
노동자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움베르투 코스타 의원은 "노동자당은 룰라와 함께 풀려난 것"이라며 의회 차원에서도 보우소나루 정부 견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017년 7월 1심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각각 선고받고 지난해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연방경찰 시설에 수감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 7일 대법관 전체회의에서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으며,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 580일 만인 전날 전격 석방됐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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