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탄핵조사 폭탄증언?…"미공개 대화·만남 정보 많아"(종합)
법원 결정따라 증언 가능성…전 NSC 국장 "볼턴, 우크라 놓고 멀베이니 등과 회의"
(워싱턴·서울 =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이영섭 기자 = 지난 9월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현지시간) 변호사를 통해 "아직 증언에서 논의되지 않은 많은 관련 대화와 만남에 개인적으로 관여돼 있다"고 밝혔다.
하원의 탄핵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뜻으로도 풀이돼 '폭탄증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하게 될지 주목된다.
볼턴 전 보좌관을 대리하는 변호사 찰스 쿠퍼는 이날 의회에 서한을 보내 "볼턴 전 보좌관은 소환에 반드시 응해야 하는지 법원이 결정해주기까지는 증언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당국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한 의회 출석을 금지하는 지시를 내린 상황에서 이 지시가 볼턴 전 보좌관에게도 적용되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한에는 "볼턴 전 보좌관은 (하원에서) 이미 증언이 나온 만남과 대화, 행사 다수에 관여돼 있으며 아직 증언에서 논의되지 않은 다수의 관련 대화와 만남에도 관여돼 있다"는 부분이 포함됐다.
전·현직 당국자들이 잇단 비공개 증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놓은 가운데 볼턴 전 보좌관은 더 많은 미공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특히 볼턴 전 보좌관의 백악관 근무 시절 직책으로 미뤄볼 때 접할 수 있었던 정보가 지금껏 하원에 출석한 전·현직 당국자들의 정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증언대에 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강타할 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백악관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할 당시 볼턴 전 보좌관이 직접 보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탄핵조사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증언자들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발언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나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날 공개된 전 국가안보회의(NSC) 직원의 탄핵조사 진술 기록은 볼턴 전 보좌관의 증언이 가져올 폭발성을 예고했다.
피오나 힐 전 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볼턴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을 비판적으로 언급했다고 탄핵조사에서 진술했다.
힐 전 국장은,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재한 회의에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자 볼턴의 표정이 굳어졌고, 회의를 갑작스럽게 끝냈다고 기억했다.
이후 볼턴 전 보좌관은 힐 전 국장을 불러, 멀베이니 비서실장과 선들랜드 대사가 '마약 거래'를 한다고 묘사하면서, "자신은 거기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NSC 변호사에게 알릴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배후 인물로 꼽히는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에 대해서도 "모두를 날려버릴 수류탄"으로 묘사하며 견제했다고 힐 전 국장은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전날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일단 응하지 않았다. 강제출석을 의미하는 소환장은 아직 발부되지 않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수사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던 당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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