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방치하면 황제펭귄 금세기 말 멸종 향해 행진
'해빙' 서식지 줄면 89% 사라져 회복불능 상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온난화를 그대로 방치하면 남극의 상징물인 '황제펭귄'이 금세기 말에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에 따르면 이 연구소 바닷새 생태학자 스테파니 제누비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펭귄 생태 컴퓨터 모델을 통해 얻은 이런 연구결과를 과학 저널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황제펭귄은 해빙(海氷) 위에서 새끼를 기르고 잠을 자기 때문에 해빙과 운명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남극대륙과 연결돼 있고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바다로도 열려있는 해빙만 이용하기 때문에 서식지 조건이 꽤 까다로운 편인데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이런 조건을 갖춘 해빙은 점점 더 줄어드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미국국립기상연구소(NCAR)가 개발한 기후변화 모델을 이용해 3가지 기온 상승 시나리오별로 해빙 변화를 예측하고, 해빙 서식지 변화에 맞춰 펭귄의 생식능력과 사망률 등을 계산해 펭귄 개체 수를 예측할 수 있는 펭귄 생태 모델에 넣어 최종 결과를 산출했다.
그 결과, 지구 기온이 1.5도 이내로 상승하도록 억제할 때 해빙은 2100년까지 5%만 줄어들어 황제펭귄 집단은 19%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온 상승이 2도로 확대되면 해빙이 줄어드는 양은 3배 가까이 급증하고 황제펭귄 집단도 3분의 1 이상이 사라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대로 뒀을 때는 기온이 5~6도 상승하며 86%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왔다.
제누비에 박사는 "이 상태에 도달하면 회복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면서 "이 시나리오에서 황제펭귄은 사실상 다음 세기의 멸종을 향한 행진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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