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근책'에 대만 "中여권 쓰면 호적 말소" 맞대응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2020년 대만 선거를 앞두고 대만인을 본토인과 같은 대우를 하는 당근책을 내놓은데 대해 대만 정부가 강력 반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8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邱垂正) 대변인은 전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대만인이 중국의 일회용 여권을 신청할 경우에는 대만 호적이 말소된다고 밝혔다.
추 대변인은 양안(중국과 대만)인민관계조례 제9조의 규정에 따라 대만인은 중국에 호적을 두거나 중국 여권을 사용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하면 대만 호적 말소와 선거권, 건강보험 등의 관련 권리도 상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7년 대만인이 중국 국경에서 일회용 여권을 사용해 러시아로 입국해 대만 호적이 말소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발급한 여행증과 중국 거류증과 관련해서는 대만 호적이 말소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또한 추 대변인은 중국이 당근책으로 제시한 26개 조치는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견지하기 위한 것으로, "설탕을 겉에 바른 독약과 같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만인은 절대 속지 말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등 20개 부문은 양안 경제문화 교류 협력 촉진을 위한 26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대만인들도 해외에서 자연재해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영사 보호와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제 14조에는 '대만 동포가 중화인민공화국 해외 영사과에서 영사 보호 및 협조를 구할 수 있으며 여행 증명서도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지난 4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의 26개 조치는 '일국양제 대만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은 "우리 태도는 매우 결연하다"며 '일국양제'를 수용하라는 압박에 대한 대만의 대답은 바로 "불가능"이라고 잘라 말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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