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터키 축구대표팀 '거수경례' 조사에 에르도안 발끈
지난달 11일 터키 축구대표팀 군대식 거수경례 세리머니
UEFA "도발로 보일 수 있어"…조사 착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국가대표 축구팀의 거수경례 세리머니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이 조사에 착수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터키 선수들에 대한 UEFA의 조치는 명백하게 불법"이라며 "UEFA는 잘못된 결정으로 스포츠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의 샘' 작전 이후 해외에서 터키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조직적인 괴롭힘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평화의 샘'은 지난달 9일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 민병대(YPG)를 몰아내기 위해 개시한 군사작전이다.
터키 축구 대표팀은 '평화의 샘' 작전 개시 이틀째인 지난달 11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예선에서 알바니아에 1-0 승리를 거둔 뒤 단체로 군대식 거수경례를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경기에서 골을 넣은 젠크 토순은 경기 후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장면이 찍힌 사진을 올리고 "조국을 위해, 특히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을 위해"라고 적었다.
터키축구연맹도 선수와 감독, 코치 등 팀 구성원 전원이 탈의실에 모여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용감한 군인과 순교자 동지에게 이 승리를 바친다"고 밝혔다.
UEFA는 정치적·이념적·종교적·모욕적인 성격을 띠어 스포츠 행사에 걸맞지 않은 도발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제스처나 용어, 물건 또는 여타 수단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터키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 2020 예선전에서도 골을 넣은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경기 이후 프랑스는 터키 축구 대표팀의 거수경례가 정치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며 UEFA에 조사를 요청했으며, UEFA는 지난달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거수경례한 프랑스 축구선수 앙투안 그리에즈만(FC바르셀로나 소속)을 언급하며 UEFA와 프랑스를 비판했다.
당시 결승골을 넣은 그리에즈만은 경기 종료 후 마크롱 대통령에게 거수경례했으나 UEFA는 이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