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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확산…S&P500 기업의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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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확산…S&P500 기업의 53%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을 금지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회사 경영에 책임을 지는 CEO와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의장이 동일인인 경우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데다 CEO의 역할이 점점 복잡해지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미 CN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를 인용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CEO와 의장을 분리한 기업의 비중이 올해 53%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2005년에는 30%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해 미 델라웨어 대학의 찰스 엘슨 교수는 "이사회의 감시를 받는 사람이 의장을 맡는 건 논리적으로 그다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위기가 닥친 기업들이 줄줄이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있다.
보잉737 맥스의 추락 사고로 어려움에 빠진 보잉은 지난달 11일 데니스 뮐렌버그 CEO를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분식 회계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스포츠 의류 업체 언더아머에서는 창립자이자 CEO인 케빈 플랭크가 내년 1월 CEO에서 물러나고 의장직만 계속 맡기로 했다.
통신 업체 AT&T는 현재 CEO이자 이사회 의장인 랜들 스티븐슨이 내년 물러나면 두 자리를 분리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이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지지를 받았다.
CEO가 경영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도 대응해야 하는 등 역할이 복잡해진 점도 의장직 분리 확산의 이유로 꼽힌다.
인력관리 업체인 콘 페리의 한 관계자는 "오늘날 CEO의 역할이 과거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해졌다는 인식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메리칸항공(AA),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여전히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대기업도 적지 않다.
미 애리조나주립대의 매트 세마데니 교수는 기업 경영이 부진할 때라면 CEO와 의장직 분리가 도움이 되지만 별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잉 뮐렌버그 CEO의 올해와 내년 연봉이 삭감될 것이라고 CNBC가 5일 보도했다.
뮐렌버그 CEO는 지난해 모두 2천340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으나 올해는 여객기 추락 참사로 비판이 커진 데 따라 주식이나 성과급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보잉 신임 의장인 데이브 캘훈은 밝혔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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