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홍수로 이재민 20만명 발생…절반은 어린이
구호단체 "지원 시급"…인도양 '이상 수온'에 동아프리카 곳곳 수해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소말리아에서 홍수로 2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최근 물난리가 잇달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
1일 CNN방송에 따르면 소말리아 중부 지역 벨레드웨인 읍이 홍수로 대부분 물에 잠기면서 20만명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 피신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어린이라고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이 지역에는 며칠 동안 폭우가 쏟아져 강이 범람했으며 사람들은 트랙터와 보트 등을 이용해 간신히 탈출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밝혔다.
수재민 수천 명은 임시 캠프에 머물고 있으며, 식량과 물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소말리아 지국장인 모하무드 하산은 "소말리아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내몰렸지만 (나라를 지탱할) 자원은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후원자들이 긴급 구호에 나서지 않으면 콜레라와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보건 위기가 닥쳐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40만명이 거주하던 벨레드웨인의 85% 이상이 홍수로 침수됐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밝혔다.
폭우로 지난달 26일 읍내를 흐르던 강둑이 터져 어린이 2명을 포함, 3명이 물에 빠져 숨졌으며, 20명이 탄 보트가 강에서 뒤집히는 바람에 많은 승객이 실종상태라고 OCHA는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강물 범람으로 농지와 도로 등 기반시설이 유실된 가운데 소말리아 정부는 긴급구호위원회를 설치했다.
우기(10월∼12월)를 맞아 케냐와 남수단 등 다른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수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동아프리카 연안의 인도양 수온이 수년 만에 예년보다 훨씬 따뜻해지면서 이 지역에서 기습 폭우와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10월 폭우로 소말리아 외에 남수단 전체 소도시들이 물에 잠겼고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에선 홍수와 산사태로 수십명이 사망했다.
심각한 가뭄 피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이 지역에서 이번엔 홍수로 가축이 물에 떠내려가고 농사 수확물이 상당 지역에서 유실돼 전염병과 기근 발생 우려가 나온다.
남수단의 후세인 응위옷 인도주의 장관은 지난달 30일 수해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이건 재난이다. 주민들에겐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인도양 동서 지역 간 해수면 온도차로 발생하는 다이폴 현상으로 인해 인도양 서쪽에 있는 동아프리카 지역의 바닷물이 평소보다 매우 더 따뜻해진 통에 보다 많은 수증기가 대륙으로 흘러가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달부터 다이폴로 인한 기상 이변이 더 심해져 동아프리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