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모으고 더 쓰는 중국…2010년 이후 저축률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중국 경제가 덜 저축하고 더 소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중국인들의 저축 행태 변화는 그 영향이 전 세계에 미칠 것이라면서 이를 집중 조명했다.
중국인의 소득 대비 저축률은 2010년 39%로 정점을 찍고서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33%를 기록했다.
최근까지 급증하던 중국인의 저축은 엄청난 외환보유고로 이어져 미국 국채 매입자금으로 쓰이면서 미국의 금리에 영향을 주고 세계 경제 불균형의 원인으로도 지목돼왔다.
중국인들의 저축 증가 배경에는 세계 경제 불균형의 원인으로 꼽혀온 만성적인 중국의 무역흑자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들은 덜 저축하고 더 소비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는 부동산담보 대출을 위주로 빠르게 늘었다.
또 다른 가계부채의 증가 원인으로는 수십년간 경제가 고속 성장한 결과로 확대된 중산층이 언젠가부터 자동차와 주택을 구입하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등 소비를 늘려온 점도 꼽힌다. 일부 젊은이들은 아예 저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중국인들의 변화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는 소비지출에 의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그러나 불길한 조짐도 있다.
예컨대 중국이 소비 주도의 경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저축이 줄 뿐만 아니라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연체는 19%나 늘어 2010년의 10배 수준이 됐다.
게다가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저축률 하락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고령화도 위협 요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인구 고령화가 향후 저축의 누수 요인이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은 중국이 충분한 저축 없이 고령화를 맞게 될 것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dae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