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이란 대표, 망명 신청한 필리핀 공항에 억류"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세계적인 미인대회에 이란 대표로 참가했던 여성이 필리핀에 망명을 신청한 채 2주일간 마닐라 공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마닐라 블루틴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란 출신인 바하레 자레 바하리(31)는 지난 17일 두바이발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입국하다가 인터폴 수배에 따라 이란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필리핀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바하리는 지금까지 마닐라 공항에 억류돼 있다.
필리핀 이민국은 바하리가 이란에서 공갈, 폭행 혐의로 수배돼 있다고 밝혔고, 필리핀 외교부는 바하리의 망명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하리는 올해 1월 마닐라에서 개최된 세계 5대 메이저 미인대회 가운데 하나인 '미스 인터콘티넨털'에 이란 대표로 참가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팔레비 전 이란 국왕의 아들 레자 팔라비의 사진을 소품으로 활용했었다.
바하리는 트위터를 통해, 양성평등을 위한 사회 활동과 팔라비 사진 사용을 이유로 이란 정부가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바하리는 또 "필리핀에서 치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고국에 한 번도 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란에서 범행을 저질렀겠느냐"면서 "이란으로 추방되면 징역 25년을 선고받거나 사형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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