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가격 상승에…4인 김장비용 30만원 안팎으로 올라
올해 김장 규모 100만t 이하로 떨어져…정부, 배추·무 공급 확대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김장 수요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배추·무 가격이 상승하면서 4인 기준 김장 비용이 30만원선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4인 가구 김장 비용은 30만원 내외로 지난해보다 약 10%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치 20포기를 기준으로 하면 배추 9만4천원, 무 3만원, 고춧가루 5만2천원, 깐마늘 8천원, 대파 6천원, 쪽파 1만2천원, 생강 1천원, 미나리 2만원, 갓 8천원, 굴 4만6천원, 젓갈 2만9천원, 소금 1만원 등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농식품부는 "생육 초기 태풍 등의 피해를 집중적으로 받은 김장용 배추·무의 가격 강세 전망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작황 회복 정도와 기상 여건 등에 따라서 다소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6년에는 가을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가을배추 생산량이 평년보다 28%나 줄어드는 바람에 김장비용이 26% 상승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배추·무 시세를 들여다보면 지난해 혹은 평년과 비교해 가격이 최대 2배까지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상품 1포기 가격은 25일 5천680원에 달해 평년 2천947원보다 92.8%나 비쌌다. 지난해 가격 3천533원보다도 60.8% 올랐다.
무 상품 1개 가격은 같은 날 2천866원으로 조사돼 평년 1천768원보다 62.1% 상승했다. 1년 전 가격 2천482원보다는 15.5% 뛰었다.
농식품부는 "배추·무 생산량이 초가을 장마와 3차례 태풍 등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상당 폭 감소할 전망"이라면서도 "가을배추 면적의 5%인 940㏊가 유실됐고, 뿌리 들림이나 병해 등 작황 부진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가을배추는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17% 줄었고,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의미하는 '단수'도 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평년보다 21% 감소한 110만t 수준으로 예상됐다.
가을무 역시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이 맞물려 생산량이 평년보다 18% 감소한 38만t 수준으로 전망됐다.
농식품부는 "공급량 부족과 피해 복구 과정에서의 영농비 상승 등으로 김장철 배추·무 가격은 포기당 2천500∼3천원, 개당 2천원 안팎으로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고추와 마늘 등 양념 채소류는 공급 여건에 따라 평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농식품부는 이에 배추는 다음 달 상순까지 7천t을 저장하고 수급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방출하는 한편, 농협 계약재배 물량 4만4천t을 활용해 김장철 공급량을 평년보다 20% 확대한다.
무 역시 다음 달 상순까지 4천t을 수매 비축해 탄력적으로 방출하고, 12월 출하 가능한 제주 월동 무 2천t 조기 출하를 유도한다.
이 외에도 할인판매와 직거래 등을 확대하고 알뜰구매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주기적으로 산지 점검을 실시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12월 20일까지 김장 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해 품목별 공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일일 점검하겠다"며 "특별사법경찰과 명예감시원을 동원해 원산지 표시 기획 단속을 벌이고, 12월 중순까지 특별 안전성 조사를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김장 규모는 97만t 수준으로, 지난해 110만t보다 다소 줄어 100만t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예상됐다.
4인 가구 김장 규모는 22.3포기로, 지난해 23.4포기보다 1.1포기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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