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선, 중도좌파 페르난데스 승리…4년만에 정권교체(종합)
45% 넘게 득표해 결선없이 당선 확정…페론주의 귀환
민심, 경제위기 심화에 다시 '변화' 택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의 페르난데스 후보는 2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의 개표가 94.8%가량 진행된 현재 48%를 득표 중이다.
중도우파연합 '변화를위해함께'의 후보로 연임에 도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40.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후보가 16%포인트 앞섰던 지난 8월 예비선거(PASO)나 20%포인트 이상 우세였던 여론조사보다는 작은 격차지만, 결선 없이 페르난데스 후보의 당선을 확정하기엔 충분한 득표율이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곧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 등 아르헨티나 주요 언론들은 개표 막바지 일찌감치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당선인'으로 표기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과 승리를 자축하면서 "아르헨티나는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마크리 대통령도 개표율 90%가 넘어선 후 지지자들 앞에서 대선 패배를 시인하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페르난데스 후보에게 축하를 건넸다고 말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4년 전 잠시 자리를 내줬던 '페론주의'도 다시 아르헨티나 정치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페론주의는 1940년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국가사회주의 정치 이념으로,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해온 대표적인 사상이었다.
또 2007∼2015년 집권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4년 만에 부통령으로 다시 대통령궁에 돌아오게 됐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오랜 경제위기 속에 4년 전 친시장주의자인 우파 후보 마크리 대통령을 뽑았으나 마크리 정권에서 오히려 경제가 악화하자 다시 좌파정권을 택했다.
1959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 겸 법학 교수였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정권에서 내각 책임자인 국무실장을 지냈다.
이들 부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페론주의자지만, 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온건 페론주의자'로 꼽힌다.
한편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선거에서도 악겔 키시요프 후보를 당선시키며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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