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전 英총리 무례해"…측근들 증언 담은 전기 출간
"2017년 총선서 융통성 없고 내성적인 성격 여실히 드러나"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를 무례하고 고집 센 인물로 묘사한 전기가 출간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데이비드 캐머런 등 역대 영국 총리의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겸 작가인 앤서니 셀던은 새 책 '10번가의 메이'(May at 10)에서 측근들이 본 메이 전 총리의 성격을 이같이 그렸다.
메이 전 총리가 스스로를 "빌어먹게 어려운 여자"(bloody difficult woman)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이 표현에 들어맞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셀던은 메이 전 총리의 재임 기간 영향력이 있던 거의 모든 인사를 인터뷰한 뒤 쓴 이 책에서 지난 2017년 총선이야말로 메이 전 총리의 "몹시 융통성 없고, 내성적인 성격을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였다고 지목했다.
메이 총리가 당내 반대에도 측근을 두둔하며 소위 '치매세' 공약을 내놓고는 나중에 선거에 실패하자 주위를 탓했다는 것이다.
당시 메이 전 총리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요양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사회돌봄 개혁안을 공약으로 내놓았다가 보수당 지지기반인 노년층의 지지를 잃으며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메이 총리의 공동 비서실장 중 한명인 피오나 힐은 이 공약에 회의적이었으나 메이 총리는 또 다른 비서실장인 닉 티머시의 의견을 지지하며 "그것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빈 공약집이 될 것"이라며 밀어붙였다고 셀던은 설명했다.
하지만 압승을 예상했던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메이 전 총리는 "그들이 하라는 대로 똑같이 했는데 결과가 이렇다"며 격렬히 불평했다.
힐은 이 일로 티머시가 사임하자 메이 전 총리가 "너희 둘 다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전직 보좌관들은 메이 전 총리가 기자들과 말하거나 개인적인 사항을 드러내길 꺼렸으며 "선거운동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셀던은 책에서 메이 전 총리가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 이후 대중 앞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비판했다.
텔레그래프는 셀던이 매우 호의적으로 전기를 쓰기로 유명하나 메이 전 총리의 재임 기간에 대해선 "지난 100년간 역임한 총리 중에서 가장 불행한 임기"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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