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산업상 금품 의혹으로 낙마…아베 정권에 타격
아베 "임명 책임 나에게 있다" 대국민 사과…즉시 후임 임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핵심 각료가 유권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취임 한 달 반 만에 낙마해 아베 정권의 정치적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역구 유권자에게 조위 금품 등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경제산업상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즉시 사표를 수리하고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전 지방창생담당상을 후임 경제산업상으로 지명했다. 가지야마는 이날 바로 취임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금품 살포 의혹으로 인한 스가와라의 사임에 관해 "임명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이런 사태에 이르고 만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파문의 확산을 막고 조기 수습하기 위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후임자를 즉시 임명하는 등 대응했으나 야당이 공세에 나서는 등 이번 사태가 정권의 지지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스가와라의 낙마는 일본 정치권에서 해묵은 병폐로 비판받은 '정치와 돈' 문제로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스가와라는 최근 불거진 간사이(關西)전력 임원들의 금품 수수 문제에 관해 "언어도단(言語道斷, 어이가 없어서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이며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태"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런 그가 결국 유권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사임한 이상 아베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은 "24일에는 '국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는데 설명하지 못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만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국회에서 이 문제를 추궁할 것임을 시사했다.
요시카와 하지메(吉川元) 사민당 간사장은 "사임은 너무 늦어 의미가 없다. 단호하게 규탄한다"며 "'임명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말하지만, 입으로만이 아니라 어떻게 책임을 다할 것인지가 의문시된다. 철저하게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이 사실이라면 각료는 말할 것도 없고 의원 자격 상실이다. 의원 사직을 강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다"고 반응했다.
지난달 11일 개각 때 경제산업상으로 임명된 스가와라는 유권자에게 멜론이나 게 등을 보냈다는 의혹이 최근 주간지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이달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확실하게 조사하겠다"다고 답하는 등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으나 그의 비서가 이달 지역구에서 열린 장례식에 조위 금품을 가지고 가거나 고인을 위한 조화를 주문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의혹이 확산하자 결국 한 달 반 만에 사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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