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섬유·석탄 금수 3년간 해제 北에 제안…北은 체제안전 보장 요구"
"내년 푸틴 대통령 방한 이뤄질 것"…한-러 집권당 정당협력 논의차 방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과 북한이 물밑 조율에서 조금씩 양보해 타협안을 찾으면 올해 안에라도 북미 실무 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러시아를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방러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연합뉴스와의 간담회에서 러시아 측과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공조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이 대표는 "스톡홀름 회담은 북미 양측의 탐색전이었다고 봐야 하며 다시 실무 협상이 추진될 것"이라면서 "북미가 서로 양보하면 연말 안에라도 실무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어제 담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각별하다"고 말했다고 전한 것을 보면 북한도 미국과의 협상 교착 상황을 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며, 비건 미 특별대표가 하는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미국도 협상을 그만둘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북미 양측이 내세우는 조건이 문제라면서 "미국은 스톡홀름 협상 전부터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에서 섬유와 석탄에 대한 대북 금수 제재를 3년 동안 한시적으로 풀어주는 조건을 제시했는데 북한은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면서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좀 더 양보하고 북한도 미국이 확보하려는 완전한 핵 폐기까지의 '로드맵'에 동의하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핵화 공조와 관련한 러시아 측의 반응에 대해 이 대표는 "러시아 측은 비핵화는 자기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면서 "특히 러시아의 가까운 이웃(북한)에 핵실험장이 있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에 맞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과 관련 "방한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 시기는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합러시아당 인사들에게 가능하면 푸틴 대통령 방한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러시아 측은 그 요청을 크렘린궁 대통령실에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7년 추미애 대표 시절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 정당 협력 의정서를 체결하고 정례적 교류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해찬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 대표단이 지난 22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3박 4일 동안 통합러시아당 인사들을 포함한 러시아 측 인사들과 두루 만나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방러 일정을 모두 끝낸 민주당 대표단은 25일 저녁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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