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셋째아들 주미대사 임명 시도 결국 철회
전문 외교관 지명으로 선회…4개월 만에 '네포티즘' 논란 일단락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려는 시도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일본, 중국과 중동지역 3개국 방문에 나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에두아르두 의원을 대신해 전문 외교관인 네스토르 포르스테르를 주미 대사로 지명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일 안에 미국 정부에 주미 대사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스테르는 미국과 코스타리카, 캐나다 등의 브라질 대사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로써 에두아르두 의원 주미 대사 지명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7월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대사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미국 정부는 에두아르두 의원에게 아그레망까지 내줬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가 네포티즘(족벌 정치)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미 대사 지명을 미뤄왔다.
에두아르두 의원이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의 하원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결정한 배경이 됐다.
에두아르두 의원이 주미 대사를 맡으려면 사회자유당 원내대표는 물론 현재 맡은 하원 외교위원장직도 내려놓아야 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자신과 사회자유당 지도부 간의 갈등으로 내분이 확산하면서 "에두아르두가 의회에 있어야 당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는 데 필요한 상원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에두아르두 의원이 주미 대사로 임명되려면 상원 외교위원회와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한다.
외교위에서는 전체 위원 19명 가운데 과반, 본회의에선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이달 초에 공개한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상원의원 가운데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대사로 임명하는 데 찬성한 의원은 15명에 그쳤다. 반대는 27명이었고 31명은 답변하지 않았다. 8명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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