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검찰, 언론인 살해 혐의로 사업가 등 4명 기소
정국 뒤흔든 탐사보도 기자 쿠치악 피살 사건 수사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난해 슬로바키아 정국을 뒤흔들었던 탐사보도 기자 잔 쿠치악 피살 사건과 관련, 검찰이 기업인인 마리안 코치네르 등 피의자 4명을 최근 기소했다고 로이터·dpa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코치네르는 쿠치악 살해를 지시한 혐의를, 나머지 3명은 코치네르의 지시를 받아 이를 조직하고 실행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쿠치악은 지난해 2월 브라티슬라바 근교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이탈리아 마피아와 슬로바키아 정치권의 유착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검찰은 코치네르가 공범 3명에게 자신의 사업 관계를 깊숙이 파헤치던 쿠치악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코치네르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 4명이 계획적인 살인을 포함, 6가지 혐의로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지 20개월 만에 쿠치악 기자 관련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정치적인 후폭풍은 여전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쿠치악 사건은 지난해 부패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다.
쿠치악의 피살 이후 정치인들과 사법부, 심지어 경찰까지 코치네르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슬로바키아 정국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쿠치악 사태의 책임을 지고 로베르토 칼리나크 내무장관을 비롯해 로베르트 피초 총리가 사퇴했으며 이후 내각이 다시 꾸려졌다.
사건의 여파는 당시 슬로바키아 집권당이었던 연립정부 여당 사회민주당(Smer-SD) 지지율 하락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는 부패한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며 후보로 나선 진보정당 소속 주자나 차푸토바가 사회민주당의 마로스 세프쇼비치를 큰 차이로 누르고 슬로바키아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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