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주요 상수원이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상당수 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교민 8만명가량이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노이 남서쪽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송다 상수도 주식회사'(이하 송다)의 응우옌 반 똔 사장은 지난 14일 "지난 9일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수로에서 폐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똔 사장은 "인부 50명을 고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수질 검사를 한 결과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작업에 참여한 일부는 "물이 심각하게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0일부터 한국 교민이 밀집해 있는 남뜨리엠군과 타인쑤언, 꺼우저이, 하동, 호앙마이 등지의 주민 수십만명으로부터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응우옌 득 쭝 하노이시장도 지난 15일 "송다의 상수원이 오염됐다"면서 "초기 조사 결과 (독성 화학물질인) 스티렌 농도가 평소의 1.3∼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노이시 당국은 이에 따라 송다가 생산해서 공급하는 수돗물을 세탁이나 샤워용으로는 사용해도 되지만, 마시거나 요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대상 지역은 남뜨리엠군 등 하노이 남서쪽 지역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생수 사재기가 시작돼 하노이 시내 대다수 마트에서 생수가 동나는 등 식수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송다가 지난 15일부터 수돗물 공급을 중단해 남뜨리엠군 등 다수 지역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별도의 정수 시설을 갖추지 않은 주택과 아파트 단지에는 급수차가 투입되기도 했다.
송다는 16일 자체 물탱크와 수도관 청소를 끝낼 때까지 수돗물 공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상수원 오염 사고에 대한 당국 조사 결과 하노이시 북서쪽에 있는 호아빈성의 한 마을에서 지난 8일 2.5t 트럭이 폐유를 개울에 몰래 버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 개울은 하노이 시내를 관통하는 홍강의 최대 지류이자 송다의 상수원인 다강으로 연결된다.
이에 따라 당국은 폐유를 무단 투기한 트럭 운전기사와 배후를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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