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밤새 쿠르드 공습·포격…화력 앞세워 점령지 확대
터키 국방부 "밤새 지상과 공중서 작전 수행…277명 무력화"
터키, 마을 11곳 점령…내전감시단체 "SDF, 마을 1곳 탈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을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터키군은 야간에도 전투기와 포병대를 동원해 공습과 포격을 가하며 중화기가 거의 없는 쿠르드 민병대(YPG)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이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평화의 샘' 작전을 개시한 지 사흘째인 11일(현지시간) 터키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평화의 샘 작전은 밤새 지상과 공중에서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며 "예정대로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간 작전의 결과로 PKK(쿠르드노동자당)/YPG 테러리스트 49명을 무력화했다"며 "이번 작전을 시작한 이후 무력화한 테러리스트의 수는 모두 277명"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당국은 적을 사살·생포했거나 적이 항복했음을 암시하기 위해 주로 '무력화'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YPG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은 터키 당국의 발표가 SDF 측 사상자를 부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날까지 SDF 대원 29명과 친(親)터키 시리아국가군(SNA·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 일파) 병사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8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을 감시하며 비교적 객관적으로 시리아 상황을 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단체다.
터키, 쿠르드 공격 이틀째 11개 마을 점령…양측 수십명 사망 / 연합뉴스 (Yonhapnews)
터키군에서도 첫 전사자가 나왔다.
터키 국방부는 "2019년 10월 10일 보병 아흐메트 토프추가 평화의 샘 작전 수행 중 전사했으며, 병사 3명이 부상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언론들은 전날까지 터키군이 시리아 국경도시 탈 아브야드와 라스 알-아인 인근의 마을 11곳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도 터키군과 SNA가 전날 타바빈, 미쉐리파, 알 야비사, 탈 판다르, 비르 아쉬끄, 알 마시히, 에마이다, 알 무하이다 등 11개 마을을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 SDF가 알 야비사 마을을 되찾았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전 터키의 국경 지역인 제이란프나르에서 SNA 병사들을 태운 장갑차 20여대가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진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터키군은 우수한 화력과 야간 작전 능력을 앞세워 점령지를 확대하는 반면, SDF는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로 축적한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서는 등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간인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SDF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날 오후까지 민간인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SDF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개전 사흘째인 이날 터키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쿠르드 측 민간인 사망자 수를 10명으로 집계했으며, 쿠르드 적신월사(적십자에 해당하는 이슬람권 기구)와 시리아 북동부의 활동가 단체 '로자바 정보센터'는 민간인 1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터키에서도 SDF의 박격포 공격으로 생후 9개월 된 유아를 포함해 민간인 6명이 숨졌다.
터키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쿠르드 민간인의 피란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구호단체 국제구호위원회(IRC)는 시리아 북동부의 피란민이 6만4천명에 이른다고 보고했으며, 시리아인권관측소도 피란민의 수를 6만여명으로 파악했다.
IRC는 터키군 작전으로 약 30만명이 피란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리아 북동부 국경에서 5㎞ 이내 지역에는 약 45만명이 거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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