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방어 절실한 트럼프, '시리아 변수' 속 공화 이탈 방지 주력
CNN "트럼프, 상원 원내대표에 공화 단합 강조…하루 세 번 전화도"
WP "공화 의원들, 탄핵보다 외교정책에 목소리 내는 걸 안전하게 여겨"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민주당의 탄핵추진에 대한 방어가 절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결정을 둘러싸고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속출하는 가운데 우군 이탈 방지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게 많을 때는 하루 세 차례 전화를 걸어 공화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탄핵 방어가 최우선 과제라 공화당의 전폭적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탄핵이 의결되더라도 공화당이 과반인 상원에서 무산될 수 있도록 공화당 내 이탈 방지를 단단히 당부해두려는 의도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코널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충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비난하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고도 얘기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매코널 원내대표가 상원에서 탄핵 저지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단속하는 동시에 완전한 충성심을 요구하는 변덕스러운 대통령을 달래는 딜레마에 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으로 공화당 내 분열을 초래한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도 유권자들이 비교적 덜 가깝게 여기는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기 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탄핵 관련 발언을 자제하던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북동부에서의 철군 결정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는 배경에 이러한 속내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WP는 "당에 완전한 충성을 요구하는 대통령과 입장을 달리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한 일이지만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외교정책이라는 좀 거리가 먼 사안에 대해서는 탄핵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보다는 그렇게 하는 데 있어 훨씬 안전하게 느낀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팻 매크로리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WP에 "시리아와 터키, 쿠르드족의 복잡성은 일반인의 이해를 뛰어넘는 것"이라며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누구도 그 복잡성을 이해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돼온 복음주의 기독교인들도 시리아 철군 결정으로 이란이 세력을 확장하고 이스라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하고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수 성향의 판사를 대거 지명하고 유리한 법안 추진을 많이 해와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 시리아 철군 결정에 따른 균열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비롯해 로버트 포트먼, 밋 롬니, 조니 언스트, 벤 새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등이 시리아 철군에 대한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온 터키는 9일 지상 군사작전을 포함한 공격을 개시했다. 미국은 지난 6일 터키의 군사작전에 대한 불개입 방침을 천명, 이슬람국가(IS) 대응에 협력해온 동맹 쿠르드족을 사지로 내몬 셈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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