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작년 금리인상 땐 경기 이렇게 나빠질지 몰랐다"
"통화정책, 경기회복 지원에 초점 맞출 것…시장에 시그널 줘"
"분양가 상한제, 단기적으론 가격안정되나 공급 위축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홍규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경기가 지금처럼 나빠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은이 지난해 11월 경기 하강국면에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사실을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지적하자 "지난해 인상할 땐 경제가 이렇게 나쁘리라고는 생각 안 한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어 "경기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의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의 질의에는 "시장의 기대가 어떤지 알고 있다"며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데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춘다는 정책 신호(시그널)를 금융시장에 보낸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다만 "구체적으로 (기준금리를) 기준금리를 조정할지 안 할지는 국감이 끝난 뒤 7명의 금융통화위원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다음 주인 16일 금통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시장에선 금통위가 이번 또는 다음번(11월 29일) 회의에서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1.25%로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는 거둘 수 있으나 공급은 위축하는 식으로 작용하지 않나 하는 게 원론적인 의견"이라고 이 총재는 답변했다.
한은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에서 "재건축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재건축 아파트 매입 수요가 줄어드는 등 주택가격 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재건축사업 지연에 따른 서울 아파트 공급 감소로 오히려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향후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택공급 확대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독도 기념주화를 제작할 용의가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질의에는 "신중해야겠다"고 말했다가 탄자니아 중앙은행이 독도 기념주화를 발행을 승인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재차 묻자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탄자니아 중앙은행이 실제로 독도 기념주화 발행을 승인했는지에 대해선 "탄자니아 중앙은행에 사실관계를 문의했으나 아직 회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의 손실이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파급될 가능성에 대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작년 12월 한은이 낸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용역 보고서 발간 과정에서 최저임금 정책의 부작용을 축소해 해석하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왜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자 동의 없이 보고서 내용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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