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석, 침묵 깨고 中과의 영유권 분쟁 해결 전면 나서
"남중국해 상황 과학적으로 분석하라" 지시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7일 베트남 정부에 남중국해 상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라고 지시했다.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쫑 주석이 오랜 침묵을 깨고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이어서 향후 사태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일간 뚜오이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쫑 주석은 이날 오전 베트남 공산당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 개회 연설에서 "세계와 국내 상황, 특히 동해(남중국해의 베트남 명칭) 상황에 관해 과학적 근거를 갖고 분석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하라"고 베트남 정부에 지시했다.
쫑 주석은 또 "우리가 가진 기회와 장점, 극복해야 할 도전과 어려움을 전망하라"고 요구했다.
베트남 당국과 라이언 마르틴손 미국 해군참모대학 조교수가 트위터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해양탐사선 '하이양 디즈 8호'는 지난 7월 3일 자국 해안경비대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며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뱅가드 뱅크 인근 해역에 진입한 뒤 8월 7일 철수했다.
하이양 디즈 8호는 지난 9월 7일 다시 뱅가드 뱅크 인근 해역에 진입해 같은 달 27일까지 머물렀고, 현재는 베트남 EEZ 내 다른 해역에서 탐사 활동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베트남 정부는 경비함을 파견해 대치상황을 만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에 수차례 항의했고, 중국은 자국 영해라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 베트남 권력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팜 빈 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레 티 투 항 외교부 대변인 등이 잇따라 중국에 직·간접적으로 항의했지만, 쫑 주석이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베트남 EEZ에서 중국 선박 3척이 베트남 어선을 쫓아내고 고기잡이를 못 하게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쫑 주석이 전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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