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탈모를 SNS에…러시아서 美의 통념 맞선 페미니즘 운동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압박이 어느 사회보다도 강한 러시아에서 미(美)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같은 운동은 여드름이나 튼 살, 탈모 등 신체적 결점을 담은 셀피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스로 드러내 보이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거식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10대 소녀에 의해 처음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여성 수천 명이 자신의 관련 모습을 직접 SNS에 게재하는 것으로 확산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20만명인 나탈리아 젬리아누키나는 화장을 하지 않은 사진을 자신은 괜찮다는 뜻의 해시태그(#AllIsFineWithMe)와 함께 올릴 것을 요청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마르지 않거나 여드름이 있는 소녀들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다이어트에 대한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해시태그는 "누구나 옳고 아름답다는 사실에 대한 것"이라며 "더 애써야 하고 개선해야 하고 변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신체를 가진 사람은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까지 2천500명 이상이 이 해시태그를 이용했고, 상처나 화상 흔적 등이 있는 모델들이 등장하는 캠페인 영상은 100만뷰를 넘어섰다.
어떤 이용자는 "나는 여드름으로 인해 피부가 거칠고 과체중에 긁힌 자국도 있다"며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증명하려 해도 어쨌든 나는 괜찮다"고 댓글을 적었다.
여성권익단체 '이퀄리티 나우'(Equality Now)의 러시아 자문위원인 쟈넷 아킬고바는 "이러한 운동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알게 하는 긍정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부 이용자는 이 운동이 건강하지 않은 생활방식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에서 성 고정관념이 강조되고 병원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가정폭력에 대해선 2017년에 처벌이 완화되는 등 사회의 보수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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