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노벨과학상 수상, 연구 시작부터 수상까지 30년 이상 걸려"
연구재단 분석 보고서…노벨상 수상자 '고령화' 추세·'공동수상'도 일반화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최근 11년간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노벨상을 받기까지 3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노벨과학상 종합분석 보고서'를 4일 발간했다. 연구재단이 2008년부터 작년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노벨상 수상 업적과 관련한 연구를 시작해 핵심 성과를 내는 데까지 평균 16.9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논문을 낸 뒤 노벨상 수상까지는 평균 14.5년이 소요됐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은 평균적으로 37.7세에 노벨상 관련 연구를 시작해, 53.2세에 핵심 성과를 냈고 68.5세에 노벨상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울프상이나 라스커상, 게이드너상 등 수상자가 노벨상을 받는 경우가 다수 존재했다.
연구재단은 "이를 볼 때 20·30대 신진 연구자 중 노벨과학상에 도전할 수 있는 유망연구자를 조기에 발굴해, 독창적·독립적 연구를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구재단에 따르면 노벨과학상 수상자에서도 '고령화' 추세가 뚜렷하다. 1901~1925년에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평균 연령이 49.6세였는데 1926~1950년 수상자는 평균 51.6세, 1951~1972년 54.2세 등으로 꾸준히 늘었고, 1991~2000년 62.3세로 60세를 넘긴 뒤 2001~2010년 65.2세로 높아졌다.
전체 기간 수상자의 평균연령은 물리학상 수상자가 54세, 화학상과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57세다. 다만 이는 문학상(65세)과 평화상(61세), 경제학상(67세) 등 비과학 분야보다 낮다. 과학 분야에서 최고령 수상자는 작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아서 애슈킨 미국 벨연구소 박사로, 수상 당시 96세였다.
이 밖에 최근 노벨 과학상 분야에선 공동 수상이 늘고 있다. 연구재단은 "1950년대 이후 과학기술의 진보, 거대화 및 학제 간 융합화에 따라 공동연구가 특징적이며, 이와 관련해 공동 수상이 일반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노벨상은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재산을 상금으로 준다'는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토대로 제정돼 1901년 수여가 시작됐다. 이후 과학 분야에서 118년간 607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물리학상은 210명, 화학상은 181명, 생리의학상은 216명이다. 이중 여성 수상자는 20명으로 3%를 차지한다. 올해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8일 물리학상, 9일 화학상 등 과학 분야 수상자가 연이어 발표된다.
한편 지난달 26일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2019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우수 연구자 명단에는 빛으로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과 DNA 서열을 찾아낼 수 있는 '서던 블롯' 분석법을 개발한 연구자, 양자컴퓨팅과 양자암호학에 기여한 과학자 등 7개국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2014년, 2017년에는 국내 연구자 중 유룡 카이스트 교수와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가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지만, 올해 명단에 국내 연구자는 없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