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환 포스텍 총장 "4차 산업혁명 준비에 총력 기울이겠다"
4일 과학기자협회 간담회…"AI 연구자 위한 환경 조성할 것"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김무환(61) 포스텍(포항공대) 총장은 4일 임기 내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혁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하며 "'여기 맞는 준비를 하자', '뒤떨어지지 않도록 준비하자', 이런 관점에서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난달 3일 취임해 취임 한 달째를 맞았다. 1987년 포스텍 교수로 부임해 30여년 간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의 김 총장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3년부터 3년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2017∼2018년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원자력 분야 전문가다.
그는 "2차 산업혁명의 키는 전기였는데 우리는 이 전기를 풍부하고 값싸게 공급했고, 3차 산업혁명에서도 통신망 구축으로 (혁명의) 선두에 설 수 있었다"면서 "우리의 빠른 발전을 '기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키를 잘 잡고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준비가 미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하지만, 우리는 여기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례를 들었다.
인재들이 외국으로 유출돼 관련 학과 교수 확보가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교수를 유치하기 위해 그는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고,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AI를 산업에 시범 적용할 수 있게 해, 연구자들의 도전 의식을 일깨우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매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학과 간 융합'이 AI 기술 선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를 코어 기술로 기계와 수학, 산업공학, 전기·전자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AI에서 뒤지면 모든 학문 분야에서 뒤지게 된다"며 " 융합을 강화할 수 있게 관련 제도를 만들려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AI 외에도 미래를 선도할 신기술을 포스텍이 발 빠르게 나서 연구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 총장은 "포스텍 설립 초기에 많은 교수를 뽑아 5년 내 80명이 은퇴를 하게 되는데, 같은 기간 새로운 분야에서 100명의 교수를 모시려고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학생 선발에 대해서는 현재 대구·경북 지역 학생들의 비중이 높아 지역 균형 선발에 신경을 쓰는 한편 "과학기술이 사회에 영향이 큰 만큼 윤리적인 준비가 돼 있고,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슈에 대해서도 그는 가감 없이 의견을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의 나주 에너지 분야 과학기술특성화(한전공대) 설립에 대해서 김 총장은 "에너지 분야, 에너지 자립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시작한다면 최소 30년, 아니면 100년을 보고 꾸준히 투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데이터를 믿을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사람들은 이 값을 못 믿는데, 데이터를 검증할 시스템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국방부의 전문연구요원 인원 감축 움직임에 대해서는 "박사(인원수)야 유지될 거 같아서 좀 나은데, 이공계 학생에게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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