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불 현장 몰린 주민들 '보물찾기'에 관심
이탄지 타면서 '스리위자야 왕국' 시대 유물 드러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두 달 넘게 산불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화재진화가 아니라 '보물'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이탄지(泥炭地)가 타면서 땅속에 묻혔던 고대 유물이 종종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탄지는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퇴적된 유기물 토지로, 이곳에 불이 붙으면 몇 달씩 연기가 난다.
3일 CNN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동부 해안의 오간 코므링 일리르군(OKI) 일대에는 보물을 찾는 사람들이 붐빈다.
남수마트라 고고학센터의 고고학자 레트노 푸르완티는 "화재 현장에서 고대 이집트와 인도·태평양 국가에서 만들어진 목걸이나 장신구, 귀금속, 보석 등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붙이의 경우 세공기술로 봤을 때 스리위자야 왕국 당시의 것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리위자야 왕국은 7세기∼13세기 수마트라 지역에 존재했던 해상 제국으로, 팔렘방이 수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역대 최악의 산불로 꼽히는 2015년 당시 화마가 쓸고 지난 자리에 유물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산불이 꺼진 자리를 찾아가 혹시 유물이 있나 찾아보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유물을 발견한 주민들은 장물업자나 보물 수집가에게 넘기며, 충분한 가격을 제시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완티는 "주민들이 발견한 유물을 고고학센터에 알리지 않고 팔아버리면 해안지역의 역사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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