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법원, 또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제외 문제 없다" 판결
나고야고등재판소, 조선학교 졸업생들 제기 항소심서 "원고 패소"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법원이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문제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다시 내렸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고야(名古屋)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아이치(愛知)조선중고급학교 졸업생 10명이 자신들을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위법하다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550만엔(약 6천17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 항소심에서 이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나고야지방재판소는 작년 4월 1심 판결에서 "조선총련의 개입에 따라 학교 운영이 자율적이지 않다는 의심은 합리적"이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이에 졸업생들은 항소했다.
일본 정부는 학생 1명당 연간 12만~24만엔(약 134만6천~269만3천원)의 취학지원금(수업료와 같은 금액)을 학교에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를 2010년 실시했다.
제도 도입 직후 조선학교를 대상에 넣을지 결정하지 못했던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정권 출범한 뒤 조선학교가 친(親)북한 성향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취학지원금이 수업료에 쓰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조선학교를 배제했다.
조선총련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행해진 조치로,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대표적인 차별 제도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항소심 패소 판결이 난 나고야 재판은 조선학교 졸업생들과 학교·재단 측이 일본 전국 5곳에서 제기한 소송 중 하나다.
오사카(大阪)와 도쿄(東京) 재판에서는 최고재판소(대법원)의 판결로 원고 패소가 확정됐고, 히로시마(廣島), 후쿠오카(福岡) 재판은 고등재판소에 계류 중이다. 그동안 원고 측이 승소한 판결은 오사카 소송 1심 뿐이다.
일본 내 조선학교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2중 3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
일본 지자체들은 고교 수업료 무상화와 별도로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조선학교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사례가 처음 나온 뒤 이에 동참하는 지자체들이 계속 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유아 교육·보육 시설에 대해 무상화 정책을 시작하면서 조선학교가 운영하는 유치원은 대상에서 제외해 동포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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