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北 SLBM 발사로 동아시아 지역 안보 '심각한 순간' 맞아"
"표준궤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 1천900km…韓·日 전역 사정권"
"잠수함에 탑재되면 잠수함 작전거리만큼 사거리 더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을 발사하면서 동아시아 지역 안보가 '심각한 순간'을 맞이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3일(현지 시간) 평가했다.
BBC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해상에서 발사되면서 맞은 심각한 순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신형 SLBM 북극성-3형의 발사가 가지는 의미와 배경을 조명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오전 7시 11분께 강원도 원산 북동쪽 17㎞ 해상에서 동쪽으로 북극성-3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BBC는 "만약 미사일이 수직 궤도가 아닌 표준 궤도에 따라 발사됐다면 1천900km(1천200마일) 정도를 날아갔을 것"이라며 "(미사일의 사정권에) 한국과 일본 전역이 들어가는 셈"이라고 전했다.
또 BBC는 북극성-3형 미사일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것보다) 탐지를 더 어렵게 하고 다른 목표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즉 이 미사일이 잠수함에 탑재됐다면 미사일의 실제 사거리는 잠수함의 작전거리만큼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BBC는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북한은 지난 1990년대 건조한 로미오급 잠수함을 현재 운용하고 있는데, 이 잠수함의 작전거리는 7천㎞ 정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정도 능력이면 북한에서 편도로 하와이까지 이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다만 북한이 보유한 이 잠수함은 디젤엔진이어서 소음이 심해 탐지가 용이하다는 단점이 있다.
BBC는 그러나 북한이 이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학자연맹(FAS)의 앤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BBC에 "북한의 북극성-3형 미사일 도입은 동아시아 지역 안보에 있어서 '심각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의 2년간 단지 보여주기만 하고 실체가 없는 외교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상기시켜준다"고 꼬집었다.
판다 연구원은 이 미사일이 동해 한가운데서 보통의 궤도에 따라 발사됐다면 일본 전역(4개섬)과 한국이 사정권에 포함됐을 것이라며 미사일의 사거리를 강조했다.
또 그는 북극성-3형 미사일이 북한의 가장 큰 고체연료 시스템을 가진 미사일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액체 연료형 미사일은 연료 주입과 발사 등에 30∼40분가량 소요되는 데 반해 고체 연료형 미사일은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다.
이로 인해 보다 유연하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판다 연구원은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 "왜 미국이 북한 미사일 기술의 질적 진전을 동결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펼쳐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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