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70여발 맞고 상아 잘린 말레이 코끼리…용의자 6명 체포
"농장 경비요원들 범행, 바나나 나무 밑에 숨겨둔 상아 회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에서 온몸에 70여발의 총알이 박히고 상아가 잘린 채 발견된 피그미 코끼리와 관련, 경찰이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
3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와 더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 경찰은 코끼리를 살해한 용의자 6명을 체포하고, 총기 3정과 실탄 56발, 탄피 53개를 압수했다고 발표했다.용의자 가운에 2명은 팜나무 농장 경비원들이다. 경찰은 코끼리 사체가 발견된 지점에서 10㎞ 떨어진 바나나 나무 밑에 숨겨둔 상아도 회수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오전 9시께 팜나무 농장 경비원들이 코끼리에게 총을 쏴 죽인 뒤 상아를 자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끼리 사체는 강둑에 묶이고, 몸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상태로 이틀 뒤 발견됐다.
경비원들은 "코끼리가 농장에 들어오려 해 총을 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은 농장 운영업체가 이를 허용했는지 수사 중이다.
피그미 코끼리는 다 컸을 때 키가 2.4m 정도로 작고 덩치에 비해 큰 귀 때문에 '덤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야생 개체 수가 1천500∼2천 마리에 불과한 멸종위기종이라 포획이 금지돼 있다.
피그미 코끼리 살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5년 이하 징역형과 25만 링깃(7천2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경찰이 용의자들로부터 압수한 총기 중에는 불법 사제 엽총도 포함돼 있어, 총기법 위반 혐의도 함께 수사 중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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